40년간 전국 탑비 등 채탁해
흥선 스님이 채탁한 보물 '장흥 보림사 보조선사탑비' 탁본 일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불교조계종 '탁본 명장' 흥선(興善) 스님이 금석문 탁본 등 1,143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탁본 기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이번에 수증한 탁본들은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의 금석문(金石文)을 폭넓게 망라한다. 돌이나 금속 등에 새긴 기록을 말하는 금석문은 승려의 행적을 기록한 탑비, 역사 기록물인 승전비, 묘비에 새긴 글 등이다.
수증한 탁본 중에는 보물 ‘장흥 보림사 보조선사탑비’, ‘안성 칠장사 혜소국사비’, ‘여수 통제이공수군대첩비’ 탁본 등이 포함됐다. 삼국시대 이후 역사나 문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완주 광산김씨 묘비’ 탁본은 조선 시대 최고의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와 창암 이삼만이 함께 글씨를 써 조선 후기 두 명필가의 서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흥선 스님이 채탁한 '완주 광산김씨 묘비' 탁본.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흥선 스님. 한국일보 자료사진 |
불교중앙박물관장과 경북 김천 직지사 주지를 역임한 흥선 스님은 40여 년간 전국 주요 금석문을 직접 조사하고, 채탁해왔다. 지난해 조계종 최초의 ‘탁본 명장’으로 지정됐다.
박물관은 이번에 수증한 탁본을 역사학, 서예사, 미술사 등 학술 연구와 전시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소장품 등록 및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절차를 거쳐 탁본의 기본 정보 및 해제, 고해상도 이미지를 공개하고, 탁본 제작 과정을 기록해 기증자 아카이브 구축의 기반을 마련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기증은 탁본의 예술성과 금석문 연구의 중요성을 국민과 공유하는 출발점”이라며 “금석문과 탁본의 가치를 널리 나누기 위한 기증의 뜻을 반드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