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2차전지 TOP 10’ 10월에만 19.36% ↑
‘KRX 반도체 Top 15’ 18.9%보다 수익률 앞서
에코프로 55.3%·엘앤에프 53.31%↑ 개별 종목 초강세
ESS 기대감에 전기차 판매 호조까지 주가 호재로
증권가에선 펀더멘털 의구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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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새 역사를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철저히 소외당했던 이차전지 섹터가 10월 이후부턴 국내 증시 주요 섹터 중 가장 높게 날아오르고 있다. 코스피 랠리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반도체 섹터보다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속에 속앓이해 온 이차전지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는 오랜만에 반색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들어 지난 17일 종가까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의 상승률은 19.36%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거래소(KRX)가 도출한 37개 ‘테마’ 산업지수 가운데 수익률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가총액 총합은 241조1700억원으로 지난달 말(194조1810억원) 대비 46조9890억원 불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국내 증시 상장 종목 중 시총 상위 10개 이차전지주로 구성한 지수다. 구성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머티, SKC 등 코스피 8개주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코스닥 2개주다.
눈여겨볼 점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 17일 장 중 3794.87로 3800고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도록 이끈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반도체’ 섹터보다도 10월 들어선 2차전지 섹터의 수익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달 국내 증시 시총 상위 15개주로 도출한 ‘KRX 반도체 Top 15’ 지수와 ‘KRX AI 반도체 지수’의 등락률은 각각 18.90%, 18.24%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에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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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로 봤을 때도 이달 들어 주요 이차전지주의 강세는 투자자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 구성 종목 중 주가 상승률 상위 3개 종목은 ‘에코프로 그룹 3형제’로 불리는 에코프로(55.30%), 에코프로비엠(42.98%), 에코프로머티(40.60%)가 차지했다. 에코프로의 경우엔 지난 17일 하루에만 27.04% 뛰어오르기도 했고, 지난 한 주 상승률은 57.47%로 국내 증시 전체 상승률 3위 종목에 이르기도 했다.
이 밖에 포스코퓨처엠(31.19%), 삼성SDI(25.25%), LG에너지솔루션(24.89%), LG화학(20.43%), SK이노베이션(16.72%), SKC(7.54%), 포스코홀딩스(6.55%) 등의 주가도 강세였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엔 포함되지 못했지만, 엘앤에프 주가도 10월에만 53.31% 오르면서 코스피 종목별 상승률 전체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주요 2차전지주의 강세 배경에도 결국 반도체주의 상승장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랠리가 있었단 평가를 한다. AI 관련 투자 확대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이차전지 기업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ESS가 급부상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양극재 업체의 3분기 실적 기대가 커졌다는 점도 주가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배터리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한 210만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영업이익 60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나 늘어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미·중 무역 갈등 속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수출이 제한될 경우 국내 배터리 기업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진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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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 전기차(EV) 보조금 축소 이후 국내 이차전지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 우려가 주가를 눌러왔으나, 최근 들어 ESS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추세”라며 “또한 유럽 시장의 견조한 전기차 수요와 중국의 배터리 소재·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도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2차전지주 주가가 지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에 대해선 ‘물음표’를 거두지 못하는 모양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회성 수익에 기반한 실적 호조”라며 “최근 상승은 실적 전망치 상향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단 순환매 성격의 상승에 더 가깝다고 판단한다” 지적했다.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 둔화 대비 미국의 ESS 매출 신장에 따른 수익성이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에 따라 4분기 이후 수익성이 갈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5% 늘어 증가 폭이 컸지만, 전기차 보조금 폐지 전 선주문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며 “시장은 내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데, 보조금 폐지 이후에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10% 이상 성장률을 방어하느냐 여부가 주가 하방을 지켜주는 기준점”이라고 설명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 또한 “보조금이 사라진 이번 4분기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 수요는 역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이차전지 업체의 미국 비중이 상반기 기준 38%로 높았다는 점에서 수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SS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우려 요인이다. 이용욱 연구원은 “ESS 성장 기대에 비해 양극재 업체들의 직접적인 수혜 강도는 다소 제한적”이라며 “내년 미국 ESS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아직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양극재만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우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실적에 충분히 반영될 내년 초까지 기다린 뒤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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