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사카서 부동산 사기 확산
관리자인척 하려던 사기단 "넷플릭스서 배웠다"
원제 '지멘시들', 부동산 사기 수법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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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이 상승 중인 일본 오사카를 중심으로 부동산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를 보고 배웠다는 사기꾼이 등장하며 일본에서 부동산 사기 주의보가 커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0일(현지시간)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들뜬 일본 오사카에서 이른바 '지멘시(地面師·지면사, 부동산 사기꾼)'로 불리는 그룹이 잇따라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화제가 된 드라마에 나올 법한 수법으로, 오사카의 요지에 있는 토지와 건물들이 잇따라 범행의 표적이 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넷플리스에서 방영된 '도쿄 사기꾼들(일본명 지멘시들)'은 사기단이 초대형 부동산의 소유자인척 가짜 주인과 위조 서류 등을 동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오사카시 아베노구에 있는 한 맨션의 관리자를 사칭해 매매 계약금 440만 엔(약 4140만 원) 을 가로채려 한 혐의로, 부동산회사 남성 직원(29) 등 2명이 2024년 12월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오사카 경찰에 체포됐다. 사기단은 넷플릭스 드라마를 본 것을 계기로, 가짜 부동산 거래를 꾸며 돈을 속여 빼앗을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세입자가 빠져 빈 상태로 남은 맨션의 한 방을 목표로 삼아, 그 방의 관리자인 것처럼 속여 구매 희망자를 모집했다. 가짜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거듭했으나, 계약 직전에 범행이 발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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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에는 오사카 미나미지역의 부동산을 둘러싸고 다른 지멘시 그룹이 약 14억 엔(약 131억 원) 에 달하는 사기 사건을 일으킨 사실이 드러났다. 체포되거나 서류 송치된 남녀 4명은, 미나미의 요지에 있는 5~6층짜리 빌딩 3채와 그 부지를 소유한 회사의 대표를 사칭했다. 그들은 위조된 운전면허증과 인감도장을 이용해 법인등기부를 조작, 실제 소유자가 모르는 사이 부동산 소유권을 가로챈 뒤 매각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멘시 사건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2025)와 방일 관광객 증가로 인한 토지 가격 급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성의 2025년 1월 기준 공시지가에 따르면, 오사카시 내 주거지 상승률은 5.8%로 4년 연속 상승했다. 특히 미나미의 도톤보리지역은 상업지 가격이 22.6%나 급등한 곳도 있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멘시들'의 자문을 맡은 사법서사(한국의 법무사격) 나가타 오사카즈 씨는 "도쿄는 이미 지가가 너무 올라 고점에 머물러 있다. 개발이든 투자든, 매수자가 제한적"이라면서 "반면 오사카는 호텔·맨션 개발이 활발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거래가 늘수록 지멘시가 파고들기 쉬운 토양이 형성돼 있다"고 했다. 나가타 씨는 부동산 거래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믿지 말고, 부동산업체가 실제 존재하는지, 매물로 실제 등록돼 있는지 스스로 조사하는 등 기본적인 확인 절차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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