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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기준금리 떨어져도…최저신용 자영업자 대출금리 홀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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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신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단순평균 금리/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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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년 새 기준금리가 떨어졌으나 신용도가 낮은 자영업자에게 적용되는 신용대출 금리는 외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신용 자영업자의 연체 리스크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수혜에서 홀로 비켜갔다. 당초 은행들이 대출을 내주지 않던 최저 신용등급 구간에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포용금융의 일환으로 대출을 적극 취급한 것이 평균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8월 3개월간 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최저신용 구간(신용등급 7~10등급)에 있는 개인사업자에게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는 8.88~13.26%로 집계됐다. 지난해 6~8월 적용된 금리인 8.82~13.13%보다 하단은 0.06%포인트(P), 상단은 0.13%P 높아졌다.

    대출금리가 상승한 건 최저신용 구간이 유일하다. 1등급부터 6등급 구간에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는 지난 1년 동안 일제히 낮아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1~6등급 개인사업자에게 적용하는 대출금리는 지난해 6~8월 5.23~10.35%였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4.54~9.65%로 내려갔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로 1~6등급 구간의 개인사업자 대출금리가 전부 낮아졌다.

    최저신용 개인사업자의 위험 프리미엄이 커져 기준금리 인하기에도 대출금리가 역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이 올해 6~8월 최저신용 구간 개인사업자에게 적용한 기준금리는 2.56%로, 1년 전(3.54%)보다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가산금리는 16.78%에서 29.12%로 크게 뛰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이 기간 최저신용 구간 개인사업자의 가산금리가 각각 9.47→10.47%, 16.22→19.99%로 높아졌다.

    올해 들어 최저신용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은행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2.24%로, 2013년 2분기말(13.5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약 자영업자는 대출 상품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이거나 신용점수가 664점 이하인 저신용자를 의미한다.

    다만 은행들이 더 적극적으로 최저신용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도 금리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저신용자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특히 낮은 9·10등급을 대상으로 한 대출 취급액이 늘어나면 최저신용 구간의 평균 금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7~10등급은 애초에 은행 창구에서 신규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운 구간이지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은행들이 포용금융에 힘쓰면서 9·10등급 차주도 많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우리은행은 '소상공인 119플러스' 대출을 올해 600여건·500억원가량 취급하며 다른 은행보다 높은 실적을 올렸다. 소상공인 119플러스는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채무 조정 프로그램으로, 주로 저신용 개인사업자 등이 이용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 대비 소상공인 119플러스 대출을 수십배 많이 취급했다"며 "상대적으로 저신용 취급액이 많으면 금리가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올해 포용금융이 화두가 되면서 7~10등급 중 높은 등급의 고객을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됐다"며 "금리가 오른 건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을 더 적극적으로 한 결과"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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