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 소중한 파트너이자 친구”
中 외교부 “대만 등 중대 문제서 정치적 약속 지켜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21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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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대표적 강경보수 인사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제104대 일본 총리로 취임하면서 중일관계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후 방위비 증액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예상된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일본의 재무장 가능성을 열어둔 대표적 매파인 다카이치 총리의 부상이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평화헌법(9조) 개정 ▷자위대(JSDF) 강화 ▷징병제 검토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안보 연대 강화 등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전쟁 포기’ 헌법 9조 개정 물망 위로…“동아시아 안보 뒤흔들수도”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21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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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카이치 총리의 자민당은 일본유신회와 연립정권을 수립하면서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가 한층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서명한 연정 구성 합의문에는 ▷평화헌법 9조 개정 논의 착수 ▷긴급사태 조항 신설 ▷스파이 방지법 제정 ▷방위 장비 수출규제 철폐 등 다카이치 총재와 유신회가 공유하는 강경 안보·개헌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일본 헌법 제9조는 평화 헌법 핵심 내용으로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 및 국가 교전권 부인 내용을 담고 있다.
포브스는 “헌법 9조 개정 논의가 일본 사회에서 본격화되면서, ‘전쟁 포기 국가’ 일본의 정체성과 국제사회 내 역할에 대한 재정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다카이치의 총리 취임은 중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동아시아 안보 구조 전반을 흔드는 요인이 된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해 왔다. 역사수정주의 노선을 걸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공언해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일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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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576944
대만 자치 지지해온 다카이치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는 중국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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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평소 중국에 대해 강경하고, 대만의 자치를 지지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대만은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긴밀한 경제관계와 인적 왕래를 갖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소중한 친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중국의 역린을 건드린 발언이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9월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올린 기고문에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일본의 중요한 관심사다. 중국 지도자와는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이어가길 바란다”면서도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현상 변경은 결코 허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미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소식에 일본이 역사·대만 문제에 관해 했던 정치적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앞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직후 “일본이 중일 4대 정치문건의 각 원칙과 공동인식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국기와 중국 국기.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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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언급한 ‘중일 4대 정치문건’은 ▷1972년 중일 공동성명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 공동선언 ▷2008년 중일 전략적 호혜관계 공동성명을 의미한다. 이 문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주권 및 영토의 상호 존중, 패권주의 반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일본이 이 원칙을 깨지 말라는 메시지를 경고 형태로 보낸 셈이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직후인 21일에도 “우리는 선거 결과에 주목했고, 그것은 일본의 내부 사무”라며 “중일 양국은 서로 가까운 이웃으로, 중일 관계에서 중국의 기본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중국과 마주 보고, 중일 4대 정치문건의 각 원칙을 준수하며, 역사·대만 등 중대 문제에서의 정치적 약속을 지키기를 희망한다”면서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수호하고,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를 전면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만약 일본이 대만과 군사·정보 협력을 심화한다면 이는 전후 일본 외교 노선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외교적 항의, 경제 보복, 군사적 압박 강화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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