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LNG 수입 금지' 19차 제재안 최종 승인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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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미국 주도의 휴전 협상에 비협조적인 가운데 유럽과 미국이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 카드를 꺼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의 대표 에너지업체인 루코일(Lukoil)과 로스네프트(Rosneft)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첫 대러시아 제재다.
미 재무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에 러시아가 동의할 것을 촉구한다. 필요한 경우 추가 조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제재로 루코일과 로스네프트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모든 법인의 자산은 동결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제재 발표 성명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길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부는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제공하는 러시아 최대 석유업체 2곳을 제재한다"며 "동맹국들도 이번 제재에 동참하고 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제재 공식 발표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 진전이 미흡한 데 실망했다"며 대러시아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협상 테이블에 임하지 않았다"며 "지난 8월 두 정상이 알래스카에서 만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전되지 않음을 깨닫고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이어 "비공식적인 물밑 협상은 계속되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협상 상황에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발표는 다음 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사실상 연기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2주 내 부다페스트에서 2차 미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양측 외교장관의 통화 후 백악관은 두 정상이 가까운 시일 내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외신은 종전 조건 관련 러시아의 입장 변화가 없는 것을 회담 연기 배경으로 꼽았다. 로이터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지난 주말 미국에 비공식 문서 형태로 평화협상 조건을 다시 전달했다. 해당 문서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요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현 전선 유지 후 즉각 휴전' 방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 항구에서 정박 중인 러시아 LNG 선박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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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유럽연합) 회원국도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러시아에 대한 19번째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EU 순회의장국인 덴마크는 이날 성명에서 "잔여 회원국으로부터 (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대한 (승인) 유보 의견을 철회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금지 조치를 포함한 19번째 제재 패키지가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 패키지에 대한) 이사회의 서면 승인 절차가 시작됐다"며 "이의 제기가 없으면 23일 오전 8시까지 새로운 제재 패키지가 공식 채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회원국들은 앞서 19차 대러시아 제재안에 합의했지만 슬로바키아가 마지막까지 반대 입장을 유지해 최종 승인에는 실패했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고유가 문제와 자동차 제조업 및 중공업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후 목표 조정을 요구하며 제재 승인을 보류했었다. 슬로바키아의 한 외교관은 로이터에 "(피초 총리의) 이런 요구가 23일 예정된 EU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새로운 조항으로 반영될 예정"이라며 승인 유보 의견을 철회한 배경을 설명했다.
EU의 19차 대러 제재안에는 2027년 1월1일부터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EU가 이미 계획한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중단 시기를 1년 앞당긴 것이다. EU는 앞서 2028년 1월1일부터 LNG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는 자체 로드맵을 마련했다.
새로운 제재안에는 러시아 외교관에 대한 여행 제한 강화와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으로 불리는 러시아 선박 117척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제재안이 공식 채택되면 EU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선박은 총 558척에 달하게 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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