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北 미사일 약 350㎞ 비행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월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미사일총국은 1월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면서 "김정은동지께서 (이를) 화상감시체계로 참관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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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또다시 주장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5(시속 6120㎞) 이상 속도로 날아가는 무기체계다. 이 속도면 평양에서 서울까지 날아오는 데 약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2개의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주장했다. 극초음속 비행체라고 언급한 점으로 볼 때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등장했던 극초음속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KN-23 계열의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신은 "미사일총국은 22일 새로운 중요 무기체계의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2개의 극초음속 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의 목표점을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 발사에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이 참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 부위원장은 "새로운 무기체계의 첨단성은 우리의 자위적 국방기술력의 부단한 갱신에 대한 뚜렷한 입증"이라면서 "우리의 활동은 명백히 전쟁 억제력을 계속 고도화해 나가자는데 있으며 그 목적은 자체 방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새로운 무기체계의 시험은 잠재적인 적수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제고해나가기 위한 국방력 발전 계획사업의 일환"이라며 미사일의 개발 목적이 '방어용'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데 성공했다고 여러차례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기만·과장 등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8시10분쯤 황해북도 중화군 일대에서 북한군이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여러발 발사했다고 공지했다. SRBM은 약 350㎞를 비행한 뒤 동해상이 아닌 함경북도 산악지형에 떨어졌다고 한다. 황해북도 중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이 열리는 경주까지 직선거리는 약 450㎞다. 경북 사드(THAAD) 기지까진 약 390㎞로 이를 겨냥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어서 다분히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30일쯤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으로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 발사'로 관심을 끌어 미국의 대화 제안에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우리와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신호탄으로 APEC 전까지 도발의 수위를 점차 높여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호' 시험발사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추후 있을지 모르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군축 또는 동결 협상에 나서려고 할 수 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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