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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GPS 없어도 되는 軍드론, 유럽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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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최창신 고성엔지니어링 대표(왼쪽)와 박건태 DDE 최고기술책임자.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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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엔지니어링과 데이터디자인엔지니어링(DDE)의 인공지능(AI) 드론칩을 탑재한 군사용 드론은 외부 통신 없이도 비행 운용이 가능합니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이나 전지구위성항법시스템(GNSS)이 차단되는 현대전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죠."

    22일 최창신 고성엔지니어링 대표와 박건태 DDE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5) 부스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양사의 군사용 드론 AI 칩셋이 유럽 지역 국가에 수출을 앞두고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간 협업에서 DDE는 고성엔지니어링의 투자를 받아 군사용 드론에 쓰이는 AI를 개발·고도화했고, 고성엔지니어링은 해당 AI를 탑재한 칩셋을 유럽 국가 방산당국에 납품한다. 군사상 이유로 드론 자체는 유럽 국가 기업이 생산하고, 드론의 '두뇌'는 한국 기업이 만든 것이다.

    DDE는 아예 네트워크 접속이 없는 상태에서도 장비가 작동하는 '오프라인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DDE의 드론용 AI 역시 외부 통신 없이 운용 가능하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AI 칩셋에 미리 위성지도를 입력해 두고, 비행 중 카메라가 촬영한 2차원 이미지를 토대로 3차원 공간을 재구성해 위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GPS 없이도 비행이 가능하다.

    2005년 설립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용 자동화 장비를 공급해온 고성엔지니어링은 2018년 일반 로봇 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로봇 시장의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더딘 편이었다. 그러던 2022년 공개된 챗GPT를 통해 최 대표는 AI에서 로봇 시장의 미래를 봤다. AI를 탑재한 로봇만이 실생활이나 산업 현장, 군사용으로 유효한 활약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력 있는 AI 플랫폼을 물색한 끝에 찾은 기업이 DDE다. 양사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협력관계를 체결했다. 고성엔지니어링은 DDE에 연구개발 비용 등을 투자하고, DDE는 이를 통해 개발·고도화한 로봇용 AI 플랫폼을 고성엔지니어링과 함께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DDE의 핵심 자산은 자체 개발한 '도비(DOBBY)' 등 AI 모델이다. 도비는 최소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연산·추론을 반복하며 강화학습해 개발한 VLA(Vision-Language-Action) 이다.

    고성엔지니어링은 로봇 시스템 통합 기업을 지향한다. 로봇 하드웨어 제작은 외주로 맡기는 대신 기업 고객에 맞춘 설계와 DDE 플랫폼을 통한 지능형 운용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로봇팔, 일본 오므론의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해 만든 제품 '모마'가 대표적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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