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일)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바닥 통과했나… 다시 불붙는 정유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제 유가가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영향으로 배럴당 6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서면서, 국내 정유주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 마진도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Oil은 24일 코스피시장에서 7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2.46%(1800원) 올랐다. 장중 주가가 7만7300원까지 오르면서 최근 1년 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S-Oil의 최근 3개월(7월 24일~10월 24일) 주가 상승률은 21.2%다. 1개월(9월 24일~10월 24일)로 좁혀 보면 25.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3.5%)을 웃돈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K에너지를 자회사로 둔 SK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다. 최근 1개월 주가 상승률이 31.8%다. 외국인·기관 투자자는 S-Oil과 SK이노베이션 주식을 각각 1800억원, 29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정유주는 부진을 겪었다. 정제 마진과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S-Oil(-3440억원), SK이노베이션(-6910억원) 등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하지만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이달 기준 정제 마진은 배럴당 13~14달러로 연초 저점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대형 석유회사 두 곳(로스네프트, 루코일)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며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압박하기 위해서였다.

    러시아는 하루 약 4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세계 공급량의 주요 축을 맡고 있다. 이에 이번 조치에 단기적으로 공급 불안이 심화하며 WTI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유주 입장에선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미리 사둔 원유의 평가 가치가 상승하며 재고 평가 이익이 발생한다.

    증권사들은 낙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목표주가 상단이 16만5000원까지, S-Oil은 9만5000원까지 올라섰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예상한다”며 “재무 부담 완화 조치까지 더해져 주가는 15만원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황 연구원은 S-Oil도 2026년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사업 개발인 ‘샤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2조1000억~5조3000억원 수준의 기업 가치 상승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유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다.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른 금값을 토대로 국제 유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있다. 보통 유동성에 금값이 먼저 반응하고 20개월의 시차를 두고 유가도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현재를 기점으로 회복이 가능하다”며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2026년 11월 이후에는 상승 속도가 비약적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증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까지 원유 공급이 과잉 상태일 것으로 예상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