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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츠처럼 되고픈 한투... 보험사 인수에 공격적 PRS로 자기자본 운용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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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한국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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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3일 10시 3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이 최근 들어 주가수익스와프(PRS)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두산의 자회사 지분 담보 PRS 거래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PRS 확대는 최근 한투증권이 추구하는 방향과 결이 맞다. 한투증권은 현재 자기자본 운용(book business)을 확대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수수료를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자본을 더 많이 운용해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보험사를 인수하려는 것 역시 ‘북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체 규모가 7000억~8000억원 수준인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 담보 PRS에 한투증권이 홀로 3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한투가 3000억원어치를 가져가고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1000억원씩 맡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한투증권은 지난 1일 결정된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담보 PRS에도 최대 6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외에도 한투증권은 롯데케미칼의 6600억원 규모 PRS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은 미국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LCC(LCLA) 지분 40%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메리츠증권과 PRS 계약을 체결했는데, 재계약 조건을 놓고 메리츠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메리츠뿐 아니라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롯데그룹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거의 한도까지 찼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한투증권만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PRS 확대는 최근 한투증권이 추구하는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김남구 회장, 그리고 김성환 사장이 수수료 비즈니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북 비즈니스를 확대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을 리스크에 노출시키며 운용하면 위탁매매나 ECM, DCM처럼 수수료만 버는 게 아니라 손익이 직접 반영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PRS는 기본적으로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투입해 주가 수익률을 보장하는 파생 계약이다. 기초자산 주가가 오르면 증권사에 평가이익이 반영된다. 여기에 수수료 및 헤지차익도 별도 인식하는 구조다.

    한투증권이 보험사를 적극 인수하려고 하는 것도 맥락이 비슷하다. 한투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는 한 번씩 다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사는 기본적으로 막대한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기부채를 바탕으로 안정적 운용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를 취한다. 증권사가 보험사를 인수하면 그룹 차원의 운용자산이 확대되고 보험사의 채권 및 대체투자 운용을 증권사가 맡을 수 있다. 연결 기준으로 보험사의 순자산이 반영되면 북의 규모 자체가 확대된다.

    대표적인 예가 메리츠금융의 사업 모델이다. 메리츠금융은 화재와 증권이 한몸처럼 움직이는 구조다. 보험사의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증권이 구조화하거나 운용해 자기자본 운용, 수수료 수익, 운용 이익을 동시에 가져가는 것이다.

    때문에 메리츠는 최근 SK이노베이션 및 SK온에 5조원대 투자를 단행했을 때도 내부 자금으로 상당 부분을 자체 부담할 수 있었다. 2조원 규모 주가수익스와프(PRS) 중에서는 6000억원이 내부자금이었고, 3조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중에선 메리츠 계열사들이 4000억원을 부담했다. 총 1조원을 메리츠가 책임졌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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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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