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에서 주민이 물병이 담긴 손수레를 끌고 있다. 그의 뒤로 러시아군의 공격에 의해 손상된 건물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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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국이 일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수류탄을 투척하는 등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 수백건의 공격을 자행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우크라이나 독립조사위원회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드론 조종사들이 최근 1년여간 정기적으로 헤르손에 드론을 보내 민간인을 공격했으며,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 드론이 인도나 집 뒷마당에 있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에게 수류탄을 투하하거나, 구급차와 소방대를 겨냥해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 드론이 불에 타고 있는 건물 위를 맴돌다가 화재 진압을 위해 도착한 소방관들에게 수류탄을 투척하는 일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헤르손 현지 당국을 인용,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지난 1년간 민간인 약 200명이 숨지고 20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022년 9월 헤르손을 점령하고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같은 해 말 반격 작전으로 헤르손을 탈환했지만, 여전히 러시아가 이 도시에 흐르는 드니프로강 동쪽을 장악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의 한 건물이 밤 사이 러시아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부서져 있다. 부서진 건물 주변에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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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자국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드론 사정권인 강 반대편으로 드론 공격을 감행해 헤르손 전체를 장악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드론 공격으로 헤르손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고, 이 중 일부는 도시를 떠나는 등 러시아의 전술이 실제로 효과를 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헤르손 일대에 드론 공격이 너무 많아지자 이를 막고자 주민들이 그물망 천막까지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헤르손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이 개별적으로 보면 무작위적인 잔혹 행위 같지만, 실제로는 영구적인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 주민들을 헤르손에서 내쫓으려는 의도적인 공격의 패턴이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해당 지역에서 민간인을 쫓아내기 위한 조직적 정책의 일환으로, 이는 강제 이주라는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일대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드론 공격에는 전선에서 사용되는 소형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소형 드론의 사거리는 9.6㎞ 정도로, 전선에서는 공중에서 맴돌다가 수류탄을 투하하거나 목표물에 돌진해 폭발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러시아군은 드론이 민간인을 공격·살해되는 장면을 드론 시점으로 영상 촬영해 공개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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