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장수는 축복인데 돈이 없다”...노년층 소득 하향이동률 15.1%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ECD 최고 수준 노인빈곤율 39.8%…“오래 살아도 삶은 팍팍”

    생산연령인구 감소 우려까지...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 “결단 필요”

    헤럴드경제

    국민의 약 80%는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4 부산 잡(JOB) 페스티벌’에 참여한 중장년 구직자들이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상담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장수빈곤’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대 수명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을 훌쩍 웃도는 수준까지 늘어났지만, 가난한 노년층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소득이동성은 25.0%로 청년층(40.4%)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소득 하위 20%(1분위)에 머무는 비율도 38.4%로 가장 높았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소득이 제자리인 ‘고령 빈곤의 고착’이 확인된 셈이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국민의 소득이동성은 34.1%로 3년 연속 하락했다. 노년층(65세 이상)은 25.0%로 세대 중 가장 낮았고, 상향 이동률(9.9%)보다 하향 이동률(15.1%)이 높았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년(남 80.6·여 86.4)에 달한다. OECD 평균(81.2년)을 웃돈다. 더 오래, 더 가난해지는 삶을 지속해야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OECD 기준 노인 빈곤율은 39.8%(2023년 기준)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일본(21%), 독일(10.7%)의 두 배 이상이다. 노년층의 근로 의지는 높을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의 69.4%는 “앞으로도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답했다. 희망 근로연령은 평균 73.4세다. 이는 고용률 지표에도 드러난다. 올해 2분기 기준 65세 이상 고용률은 40.8%로 역대 최고였다. 다만 절반 이상이 월 150만원 미만의 저임금·단시간 공공일자리가 다수다.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정부 예산상 노인일자리 창출 목표는 109만8000개로 처음으로 100만개를 넘어섰지만, 일자리를 희망하는 노인은 236만6000명에 달해 전체 수요 대비 충족률은 46.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가적으로도 ‘일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생산연령(15~64세) 인구 비중은 2022년 71.1%에서 2072년 45.8%로 감소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을 생산 현장에서 제외할 경우 국가경쟁력은 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행 법정 정년(만 60세)을 연장(계속고용)과 관련한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앞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60세 이후 65세까지 재고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익안 수준에 머물 뿐 실제 제도화는 멈춰 있다.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 뿐 아니라 세대 간 고용균형이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년연장으로 고령 근로자 1명 고용 시 청년고용이 0.4~1.5명 감소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은 “한국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나 청년 실업 문제, 임금 체계를 고려할 때 실제로 법적 정년연장을 그대로 도입하기가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가장 좋은 안이지만 그렇게 되기 어렵다면 수용성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