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금투협회장 출마...첫 언론 인터뷰
38년 신영맨에서 대형-중소사 가교 역할 자처
"퇴직연금, 위험자산 비율 높여야"
"중소형사에 BDC 허용해 모험자본 공급하도록 해야"
38년간 신영증권에서 증권맨으로 한 우물을 판 그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한국 경제의 골든타임, 자본시장이 이끌어야 한다”며 출마 배경을 밝혔다. 출마 의향을 밝힌 이후 첫 공개 행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 인터뷰 |
황 대표는 “처음엔 나서는 성격도 아니고 능력 있는 분들이 많아 고사했다”면서도 “올해 들어 자본시장이 생산적 금융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절실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1987년 신영증권 입사 후 38년간 한 직장을 지켰다. 1986년 대우전자에 잠깐 몸담았지만 곧 신영증권으로 옮겨 한 길만 걸었다. 2020년 3월 대표이사에 올랐고,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신영증권의 54년 연속 흑자 기록은 황 대표의 자산이다. “신즉근영(信則根榮), ‘신뢰를 근간으로 번영한다’는 경영철학이 핵심”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신뢰, 무리한 판매보다 가치투자를 고집한 결과다.
황 대표는 신영증권의 중간 위치가 강점이라고 봤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사이에서 균형감 있게 고민을 경험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이다.
황 대표가 가장 강조한 건 ‘투자은행 중심 금융 체제 전환’이다. 그는 미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역동적인 기술 진보는 경직적인 은행 시스템으론 안 된다”며 “성장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은 자본시장의 역동성에 기대야 하고, 은행은 ‘포용적 금융’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5대 은행 자기자본이 165조원, 60개 증권사가 100조원에 육박하며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짚었다. “은행지주 안에서도 증권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진단했다.
황 대표는 퇴직연금 제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401(k),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처럼 장기투자 인센티브와 연금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재 디폴트옵션의 한계를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70% 위험자산 제한, 무위험자산 편입 같은 규제 때문에 수익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로 보면 위험투자의 리스크가 거의 없다. 위험자산 비율을 높이고, 운용사들에게 경쟁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며 “작지만 운용을 잘하는 곳들이 검증받을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제도 개선과 관련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IMA(종합투자계좌) 등 대형사들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산적 금융에 기여하면서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투자 대상 범위의 확장이 필요하고, 중소형사들에게는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를 허용함으로써 모험자본 공급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생산적 금융을 위해 대형사가 할 일이 따로 있고, 중소형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따로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당선되면 초기 90일 내 어젠더를 신속히 설정하고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과거 공약들을 보면 다 있던 얘기들이다. 문제는 실행력”이라며 “금투협회는 금융당국만 볼 게 아니라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산업자원부 등 여타 관련 부처와 적극 조율해야 하고 국회도 기재위만이 아니라 환노위, 정무위 등 폭넓게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를 ‘전략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맞춤형 공약을 준비 중이다. 그는 “상위 10대 증권사는 니즈가 다 다르다. 각 회사에 ‘협회가 귀사를 위해 해줬으면 하는 3~5가지’를 받고 있다. 큰 그림과 디테일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투협회장 선거는 12월 예정이다. 현재 황 대표 외에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했다.
황성엽은 누구
△1963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87년 신영증권 입사 △2020년 3월 신영증권 대표이사(현) △2024년 3월 금융투자협회 회원이사(현) △2024년 6월 여의도사장단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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