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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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제3보험 초회보험료가 전년 대비 200% 이상 급증해 손해보험사를 앞질렀다. 종신·저축성 보험의 회계상 수익성이 떨어지자, 그간 손보사가 주력해 온 제3보험 공략에 생보사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모두 다룰 수 있는 보험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질병, 상해, 어린이, 건강보험 등이 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사가 가입자와 계약 체결 이후 처음 거둬들인 보험료를 말하며, 보험사 영업 지표로 활용된다.
2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가 기록한 개인 제3보험(사망 외 보장성) 초회보험료는 5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1% 늘어났다. 같은 기간 손보사 개인 장기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운전자, 재물 제외)는 4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생보사의 증가율이 10배 이상 높은 데다, 초회보험료 금액 자체도 손보사를 추월했다.
보험 업계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생보사 제3보험 진출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사의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과 저축성보험은 IFRS17 도입 이후 손실 인식 폭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낮은 상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IFRS17 기준에서 종신보험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보험사의 부채 인식 규모도 커지게 된다. 저축성보험은 대부분 가입자가 사고를 당해 보상을 받지 않는 이상, 만기를 채우고 원리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저축성보험 판매가 늘어 회계상 손실이 증가하면 보험사의 핵심 지표인 지급여력비율(킥스)도 줄게 된다.
왼쪽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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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생보사는 종신보험, 저축성보험보다 수익성이 높은 제3보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보험연구원은 IFRS17에서 무위험수익률을 적용할 경우 저축성 상품의 보험계약마진율이 1.2%라고 분석했다. 보장성 상품에선 종신보험이 9.7%, 건강보험(제3보험)이 19.1%의 마진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3보험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손해보험사 입장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제3보험 시장 점유율(수입보험료 기준)은 손보사가 71.3%, 생보사는 28.7%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손해보험사가 제3보험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생보사들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보사와 손보사는 제3보험을 통해 수익 회복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22개 생보사의 순이익은 총 3조3340억원으로 전년(3조6456억원) 대비 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 순이익은 4조6410억원으로, 19.2% 급감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 입장에서는 종신보험이나 저축성보험으로는 회계상 이익을 내기 어렵다 보니, 제3보험에 주력하는 것이 시장의 흐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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