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APEC 정상회의]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열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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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전 총리와 손잡고 궤도에 올려둔 '셔틀 외교'를 극우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와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거사와 경제 협력을 분리 대응하는 '투트랙 실용외교'가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 거리다.
28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과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30일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첫날 일정으로 한일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다음날인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경제·안보 협력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양국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 통상 압박은 물론 국방비 증액 요구란 공통 현안과 마주하고 있다. 북한·중국·러시아가 결속을 강화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그 어느때 보다 커진 상황이다.
두 정상은 한일 양국 간 경제·통상 분야 협력 강화에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같은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실질적 협력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미래 지향적 협력에 공감한다면 한일을 오가는 '셔틀외교'를 지속하자는 공감대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지난 21일 일본을 방문해 이치카와 게이이치 신임 국가안전보장국장과 아소 다로·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만났다. 당시 위 실장은 "셔틀 외교를 지속해 상호 관계 발전에 공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첫 대면에서 과거사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일 과거사·영토 문제 등이 거론된다면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하며 '셔틀 외교'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강경 발언을 내놓을 경우 과거사·영토 문제, 경제·사회 협력 의제를 별도 논의하는 '투트랙 외교' 노선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여자 아베'로 불릴 정도로 우파적 색채가 짙다. 그는 한국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등에 대한 일본의 잘못을 인정한 '고노 담화'(1993년), '무라야마 담화'(1995년)의 수정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안보 압박과 북중러 3국의 밀착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아무리 보수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총리라고 하더라도 표면적으론 '한일 협력'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다카이치 내각과 아베 신조 전 내각이 처한 국제적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압박이 심한 상황에선 일본도 안정적인 한일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는 당분간 '안전 운전'을 하는 방향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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