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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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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일자리 파괴' 현실화 … 실리콘밸리 해고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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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직원 1만4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번 감원은 2022년 2만명이 넘는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최대 규모의 법인 인력 감축으로, 인사·운영·클라우드(AWS)·디바이스 등 대부분 사업 부문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베스 갈레티 아마존 인사 최고책임자는 1만4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공지하며 "이번 감원은 기업 전체 인력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발표하는 감원 조치는 사내 관료주의를 더욱 줄이고 중간관리 계층을 제거하며, 자원을 재배치해 현재와 미래 요구에 가장 핵심적인 투자를 하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하루 전 아마존의 구조조정 계획을 보도하며 사무직을 중심으로 최대 3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약 154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 중 35만명가량이 사무직이다.

    이번 해고는 팬데믹 이후 이어진 비용 절감 기조와 AI 확산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부터 중간관리자 축소와 중복 업무 정리를 목표로 조직 재편을 추진해왔다. 그는 직원들이 비효율을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내부 제보 라인을 설치해 지난해 1500여 건 제보로 455개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재시 CEO는 AI를 활용한 자동화를 인력 감축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해왔다. 그는 지난 6월 사내 메모에서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며,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면서 전체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매일경제

    시장조사 업체 이마케터의 스카이 커내버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감원은 아마존이 AI 도입으로 실제 생산성 향상을 체감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동시에 대규모 AI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따른 단기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복귀' 정책도 감원에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은 올해 초부터 주5일 전원 출근제를 시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자발적 퇴사가 많지 않았다.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직원이나 출근 기록이 부족한 직원은 퇴직금 없이 자진 퇴사 처리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졌다.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서도 구조조정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216개 기업에서 약 9만8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만5000명, 인텔은 2만2000명, 세일즈포스는 4000명을 감원했다. 메타는 올해 초 36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AI 부문에서 600명을 추가로 줄였다. 2023년에는 1200여 개 IT 기업이 26만명을 해고하며 '테크 감원 사상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당시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원인이었다면 올해는 성격이 다르다. 인력 정상화와 조직 효율화에 더해 AI와 자동화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AI가 단순·반복 업무를 담당하면서 인사, 고객서비스(CS),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등 사무직 전반이 재편되고, 이에 따라 신입 개발자와 CS 인력의 신규 채용은 급감했지만 AI·로봇·데이터 인프라 분야의 고급 기술 인력의 몸값은 치솟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업계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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