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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증시 끓는데 금리 ‘쥐꼬리’… 은행 예치금 한달새 32조 ‘머니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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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3900선 뚫은 24일 이후

    3영업일만에 10조 넘게 빠져나가

    예금주들 더 높은 수익 찾아 증시로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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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달 새 주요 시중은행 예치금이 32조 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가운데 은행이 제시하는 연 2%대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27일 기준 638조4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69조7238억 원에서 한 달 만에 31조7755억 원 급감(-4.7%)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요구불예금 잔액이 한 달간 큰 폭으로 감소한 지난해 7월(-29조1395억 원) 이래 1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코스피가 3,900 선을 뚫은 24일 이후 3영업일 만에 10조 원이 넘는 예치 자금이 추가로 빠져나가는 등 코스피 상승 폭에 따라 감소 폭도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7일까지 18.1% 급등했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언제든지 주식, 부동산, 코인 등 시장에 흘러 들어갈 수 있는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인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이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80조 원을 돌파했고, 27일 현재 81조911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피 최고치 랠리에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달은 정부 10·15 부동산 대책 전후로 빠르게 계약금을 넣으려는 움직임이 더해지며 잔액이 빠르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고, 향후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요구불예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은행들은 수신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기존 연 2.55%에서 2.60%로 올렸다. 우리은행도 이튿날 ‘WON플러스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올렸다.

    코스피는 28일 전 거래일 대비 0.80% 하락했지만 4,010.41로 마감하면서 4,000 고지를 유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자본 시장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으며, 금융·자본 시장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크게 향상됐다”면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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