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기준금리 0.25%P 추가 인하
파월 "12월 인하 기정사실 아냐"
매파 발언에 증시 상승분 반납…국채 금리 뛰어
엔비디아, AI 열풍에 3% ↑…시총 5조달러
30일 미·중 무역 담판 주목
다만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낙관론에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돌파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뒤편 스크린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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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37포인트(0.16%) 하락한 4만7632.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3포인트(0.1% 미만) 내린 6890.5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만 130.98포인트(0.55%) 뛴 2만3958.473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 일제히 상승하며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오후 Fed의 기준금리 결정 직후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나오자 상승폭을 반납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결국 하락 전환했다.
Fed는 이날 예상대로 연방기금금리를 연 3.75~4.0%로 0.25%포인트 내리며 2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또 2022년 6월 개시한 양적긴축(QT)을 오는 12월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시장 심리가 위축된 것은 그 직후 열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였다.
그는 "12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겨서는 안 된다. 사실 그(12월 인하)와는 거리가 멀다"며 12월 추가 인하 전망에 선을 그었다. 이어 "12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두고 정책 입안자 간 강력한 견해 차이가 있다"며 "최소한 한 사이클(회의)을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내 추가 인하 기대는 빠르게 약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12월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연 3.5~3.75%로 조정할 가능성은 전날 90%에서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후 60%대로 하락했다.
통화완화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9bp(1bp=0.01%포인트) 뛴 4.0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10bp 치솟은 3.6%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Fed 내부에서 보다 공격적인 완화를 선호하는 측과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측 사이의 긴장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은 (주식 가격에) 향후 금리 인하와 관련해 그 속도와 규모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인플레이션은 Fed 목표치를 상회하고, 통화정책은 다소 완화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며 명목 금리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ed의 매파적 금리 인하에도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는 강세를 보이며 나스닥 상승을 견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행사(GTC)에서 AI 칩 주문이 향후 몇 개 분기 동안 5000억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히며 AI 거품론을 일축했다. 또한 핀란드 통신장비 업체인 노키아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차세대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AI 혁신성과 수익성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4.98% 오른 데 이어 이날도 3.05%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가총액 5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날 종가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주당 207.04달러, 시총은 5조311억달러다. 엔비디아에 힘입어 다른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이며 AMD는 2.45%, 마이크론은 2.13% 상승했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키스 뷰캐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AI 스토리의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단순히) 실적에 기반한 것이 아닌, 이 기업들이 예상하는 성장 가속화 자체를 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향후 AI 수익성에 대한 확신과 증시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장 마감 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이 전문가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고, 30일에는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을 발표한다.
하루 앞으로 다가 온 미·중 정상회담도 증시 향방을 좌우할 주요 변수다. 양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 미국의 대중 100% 추가 관세 철회에 잠정 합의했고 펜타닐, 대두 등 다른 분야에서도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양국이 사실상 '무역 휴전'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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