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대미투자 등 관세협상 극적 타결
연준, 예상대로 정책금리 25bp 인하…추가인하엔 신중
경기 우려 덜고 집값·환율은 옾아…금리인하 필요성↓
이창용 총재, 한미 통상협상 결과에 "잘됐고 다행"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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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요인 해소에 금리 인하 필요성 ↓
대통령실은 전날(29일) 대미투자 3500억달러 협상 관련 미국과의 합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현금 투자 2000억달러,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현금투자 2000억달러는 연 상한 200억달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국내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연간 당국이 조달할 수 있는 외환 규모가 150억~20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 하면서 분할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한 셈이다. 대신 미국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중국과의 안보 경쟁 관점에서도 중요시 하고 있는 조선업 분야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상대측에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국정감사 도중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양국 간 합의 결과에 대해 “굉장히 잘 됐고,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같은날(현지시간) 정책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하며 3.75~4.0%로 조정했다. 이로써 한미 금리차 역전폭은 150bp로 축소됐다. 우리 기준금리는 지난 5월 25bp 인하 이후 7월과 8월에 이어 이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도 동결하면서 연 2.5%를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열린 가자회견에서 “오늘 회의에서 위원 간 강한 견해차가 있었다”며 “12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내 추가 인하를 확실시 하고 있던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은 입장에선 다음달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한미 금리차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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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우려 덜고 환율 여전히 높아…금리 동결에 ‘무게’
가장 큰 경기 하방 요인으로 지목됐던 한미 관세 협상이 무난한 수준에서 일단락 되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완화되자 한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은 낮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2%(속보치) 성장했다. 한은 전망치(1.1%)와 이데일리 설문조사 결과(1.0%)를 모두 웃돌았다. 양대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소비쿠폰과 주식시장 상승세에 힘입어 민간소비도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증가 전환했고, 골칫거리였던 건설투자 부진은 완화됐다.
4분기에 한은이 8월 전망치대로 0.2%만 성장해도 비상계엄과 트럼프 관세 여파에 타격을 입은 올해 성장률은 1%, 내년은 1.6% 이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잠재성장률인 1.8~2.0%를 밑도는 수준이기는 하나 반도체 업황과 주식시장 호황, 내수 회복세를 고려하면 성장률은 올라갈 가능성이 더 크다. 반면, 금리 인하 기대를 바탕으로 한 집값 상승 기대감은 높기만 하다.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하 필요성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낮은 금리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한미 간 대미 투자 협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된다면 한은의 보수적인 내년 경제전망(1.6%)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10·15 대책 이후 거래량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집값이 쉽게 안정되지 않는다면 한은이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감수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1400원을 훌쩍 웃도는 원·달러 환율의 경우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레벨을 다소 낮추긴 했지만 상승 방향으로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새벽 환율은 전거래일대비 16.7원 급락한 14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관세협상이 정상회담을 통해 예상보다 이른 부분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면서 앞으로 몇년 간 원화 가치 절하 위험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외환시장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국민연금은 외환 헤지 및 해외 자산 매입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은이 외환보유액의 투자수익을 미국으로 송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세협상이 ‘잘 된 협상이고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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