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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 2연속 금리 인하에도…"12월 인하 기정사실 아냐" 매파 파월에 시장 '찬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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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Fed, 기준금리 연 3.75~4.0%로 인하

    반대표 2명…"0.5%P 인하" "동결"

    12월부터 양적긴축 종료

    파월 "12월 인하 기정사실 아냐"

    매파적 발언에 증시 하락·국채 금리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두 달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섰다. 오는 12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로 불리는 양적긴축(QT)도 종료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Fed 의장은 "12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겨선 안 된다"며 시장의 연내 추가 인하 기대에 일단 선을 그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식으며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 전환했고,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해 10년물이 4%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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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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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Fed, 기준금리 연 3.75~4.0%로 인하…"0.5%P 인하"·"동결" 반대표 2명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연 3.75~4.0%로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올해 첫 인하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셈이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5%포인트로 축소됐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 중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마이런 Fed 이사는 0.5%포인트 인하를,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동결을 주장하며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고용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Fed 목표치(2%)를 웃도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두 책무 사이에 놓인 통화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Fed는 성명에서 "이용 가능한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올 들어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8월까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은 올 초 이후 상승했고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2022년 6월 시작된 양적긴축도 오는 12월1일 종료하기로 했다. 양적긴축은 Fed가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를 중단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와는 반대 개념이다.

    파월 "12월 인하, 기정사실 아냐"…시장 기대 급속 냉각에, 증시 하락·국채 금리 급등

    이번 금리 인하는 고용의 점진적 냉각과 예상보다 낮은 물가 상승률로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예상된 조치였다. 시장은 금리 인하 자체보다는 연내 추가 인하 신호가 나올지 주목했지만, 파월 의장은 신중한 태도로 이 같은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겨서는 안 된다. 사실 그(12월 인하)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12월 방향을 두고 정책 입안자 간 강한 견해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Fed 위원들 사이에서 추가 인하 전 "적어도 한 사이클(회의)은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반대표를 행사한 위원들이 '빅컷'과 '동결'로 상반된 주장을 한 점은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Fed 내부의 견해차가 심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Fed는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리고, 고용을 지탱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 정책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인한 경제지표 발표 지연이 지속되면, 추가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파월 의장은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은 예전보다 덜 긴축적이며, 이는 노동시장 추가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하가 지난달에 이어 중립금리에 보다 가까워지기 위한 위험관리 차원이란 점도 언급했다. 그는 또 "관세 인상 효과를 제거하면 물가 상승률은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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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뒤편 스크린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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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자 시장은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급격히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12월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연 3.5~3.75%로 조정할 가능성은 전날 90%에서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 후 60%대로 떨어졌다. 추가 통화완화 전망이 약화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상승 폭을 반납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16%, 0.1% 미만 하락해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지수만 엔비디아 상승에 힘입어 0.55% 상승해 장을 마감했다.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해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9bp(1bp=0.01%포인트) 뛴 4.08%를 기록해 4%선을 넘어섰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전일보다 10bp 치솟은 3.6%선을 기록 중이다.

    월가에서는 Fed가 12월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Fed 내부에서 보다 공격적인 완화를 선호하는 측과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측 간의 긴장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지금 시장이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규모를 (주식) 가격에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반영해 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BNY 인베스트먼트의 빈센트 라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셧다운으로 인한 주요 경제지표 공백을 언급하며 "12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 멈추는 것보다 계속 가는 게 더 쉽다"고 전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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