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p 내리기로 결정했다. 또 연준은 보유 채권 규모를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QT)을 오는 12월 1일 종료하기로 했다.
시장은 이미 이날의 금리 인하 결정을 예상하고 있었다. 양적긴축 종료 방침 역시 몇 주 전 파월 의장이 직접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의 기대를 크게 뒤흔들었다.
파월 의장은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사전에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말에 더해, 이번 결정이 기정사실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Far from it)"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시장이 연말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확률은 기존 87%에서 74%로 낮아졌다.
그가 신중론을 강조한 배경에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인한 경제 데이터 공백과 불확실성 확대가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현재 28일째 이어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안개 속에서 운전할 때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속도를 줄여야죠"라고 비유하며, 이 점이 12월 회의의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는 추가 인하에 신중해야 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넬대의 에스와 프라사드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금리 인하는 비교적 쉬운 결정이었다"며 "연준은 곧 주요 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눈가림 비행(flying blind)' 상태에 놓일 수 있으며, 이는 정치적 압력에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연준 내부의 이견도 반영됐다. 연준은 이날 금리 인하안을 10대 2의 표결로 통과시켰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고,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5%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다.
파월 의장은 "위원들 사이의 다양한 전망과 위험 접근 방식이 오늘 회의에서 강한 견해 차이로 드러났다"며 "12월 회의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위원들 간에 매우 상반된 견해(strongly different views)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최근 미국 대기업들의 감원 움직임 이후 연준이 고용 상황을 "매우,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고용을 중단하거나 감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는 그 이유로 인공지능(AI)을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기업들이 AI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논의하면서 동시에 인력 감축이나 신규 채용 축소를 언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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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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