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초기 청년고용 위축, 이어질지는 불확실
기업들, AI 협업 체계·직무 재설계 전략 찾을 가능성도
17일 서울 마포구 고용노동부 서울서부고용센터를 찾은 청년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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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 청년고용 감소가 집중됐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시니어 일자리는 늘어나는 '연공 편향'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1월 이후 관측되는 청년층(15~29세) 고용 감소가 AI 노출도 상위(3~4분위) 업종에 집중됐다.
반면 50대의 경우 오히려 AI 노출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노동시장에서도 미국과 비슷하게 AI 도입 초기 주니어 고용은 줄고 시니어 고용은 늘어나는 연공 편향 기술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2년 11월은 챗GPT 출시 시점이다. 업종별 AI 노출도는 70여개 산업 중분류 직업 분포에서 가중평균을 내 4분위로 구분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3년간 연령대별 고용 증감을 보면 청년층 일자리가 21만1000개 줄었다. 그 가운데 20만8000개가 AI 노출도 상위 업종(3~4분위)이었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20만9000개 늘었는데, 그 중 14만6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청년층이 주로 종사하는 주니어 직급이 AI로 대체하기 쉬운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지식 업무를 주로 담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특히 저연차 중에서도 중상위 수준의 학력 계층이 AI에 더 쉽게 대체되는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반면 시니어는 업무 맥락 이해나 대인관계, 조직관계 등 AI가 아직 대체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과 사회적 기술이 필요한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AI 확산 초기 고용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챗GPT 출시 이후 세부 업종별 고용감소율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11.2%) △출판업(-20.4%) △전문 서비스업(-8.8%) △정보 서비스업(-23.8%) 등의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AI 노출도가 높더라도 AI 보완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청년고용 감소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아 부정적 충격이 덜했다는 분석이다.
AI 확산에 따른 임금 격차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연령대별 실질임금 추이를 직종별 AI 노출도 수준에 따라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장은 "단기적으로 임금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은 임금 경직성 때문"이라며 "최근 노동시장 조정은 임금보다 고용 측면에서 먼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추세가 지속된다면 임금 격차도 당연히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확산 초기 나타나는 청년고용 위축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오 팀장은 "기업은 청년고용 축소로 미래 인재 파이프라인이 약화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AI와 협업이 가능한 인재 양성, AI 협업 체계 구축, 직무 재설계 등 지속 가능한 전략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AI에 따른 생산성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노동수요를 늘려 청년층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있다"며 "스타트업 지원 강화 등 청년층이 AI 확산기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돕는 다양한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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