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골목에서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읽으며 눈물짓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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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금요일이자 핼러윈 데이 당일인 31일 본격적인 인파가 몰리기 전 이태원 일대는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오후 일찍부터 인파가 들이차는 것을 예방하려는 구청 등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이날 낮 12시 35분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는 국화꽃들이 쌓였다. 시민대책회의가 설치한 빌보드 작품 위로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는 시민들도 곳곳에 보였다.

메모지에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던 30대 후반 한대희 씨는 "저도 원래 핼러윈 파티를 많이 하고 항상 즐겼던 사람 중 한 명인데, 사고가 터지고 나서도 많이 바쁘다보니 추모하러 오지 못했다"며 "오늘이 핼러윈이여서 일부러 찾아왔고, 오늘은 추모만 하러 왔다"고 말했다.

독일 국적의 로베어트 셰퍼 씨는 "4년째 장기 여행을 하면서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는 중인데 이태원 참사에 대한 레딧 글을 본 것이 기억나서 와 봤다"며 "독일에서도 음악 페스티벌에 가던 사람들이 터널 안에서 압사당해 숨진 2010년에 러브 퍼레이드 참사가 있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인 가이드인 안드레 씨는 "항상 관광객들을 이 거리로 데리고 오기도 하고, 관광객들이 먼저 이곳에 와보자고 요청하기도 한다"면서 "여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고 추모하고자 왔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쯤부터 핼러윈 코스튬을 입거나 분장을 한 시민들이 이태원역 일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주황색 고깔모자를 쓰고 박쥐 등 페이스 페인팅을 하는 등 핼러윈 분장을 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이 참사 이후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7년째 이태원 퀴논길에서 음식집을 운영하는 전 모 씨(68·여)는 "참사 이후엔 핼러윈 데이에도 평소 핼러윈 인파의 80% 정도만 이태원을 찾는다"며 "참사 때를 생각하면 '그때도 이렇게 예방을 해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저도 3년 전 참사 당일엔 가게에서 나오다가 2m는 떠밀려 갔다"고 말했다.

31일 이태원역 인근 일대에 철제 팬스 등이 놓인 모습. 2025.10.31/뉴스1 ⓒ News1 유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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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역 인근 곳곳엔 '핼러윈 데이 혼잡이 예상되오니 귀가 시 인근 역을 이용 바란다'라며 한강진역과 녹사평역 방향을 가리키는 현수막이 붙었다. 이태원역 입구와 엘리베이터 앞 등엔 인파 밀집 시 사용하기 위한 철제 펜스 10여 개가 비치돼 있었다.

퀴논길 위엔 거리의 인파 통행 흐름을 보여주는 표지판도 보였다. 세계음식문화거리, 해밀톤 호텔 주변 등에 대한 인파 수준이 한국어와 영어 등으로 안내되는 모습이었다.

용산구청은 저녁이 되면 거리 밀집도가 높아질 것을 감안해 거리에 쓰레기를 적재하지 못하게 하는 등 거리 관리에 나섰다.

형광조끼를 입고 거리의 쓰레기 사진을 찍던 한 용산구청 관계자는 "핼러윈 때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쓰레기가 적재돼 있으면 통행에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음날 거리에 쓰레기를 내놔달라고 당부한다"며 "오늘 밤에 시민들이 많이 돌아다니실 것 같다. 핼러윈 주간엔 (거리 관리를) 특별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인파 사고 예방과 대응을 위해 지난 24일부터 오는 2일까지 10일간을 핼러윈 인파 관리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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