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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이태원 참사

    ‘핼러윈’ 홍대 10만 인파 몰렸다…‘참사 3주기’ 이태원은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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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31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일대에서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등장인물로 분장한 시민들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핼러윈을 맞아 홍대 거리는 다양한 코스튬을 한 인파로 붐볐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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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핼러윈을 맞은 31일 밤, 서울 도심이 분장 인파로 붐볐다. 홍대에는 10만여명이 몰려 축제 열기가 이어졌고, 참사 3주기를 맞은 이태원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추모와 행사 열기가 교차했다. 경찰은 대규모 인파 속에서도 별다른 사고 없이 현장을 관리했다.

    이날 이태원 일대는 초저녁까진 한산한 듯했지만, 오후 7시30분을 넘어가면서 해밀톤호텔 인근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인파가 늘었다. 붉은 펜스가 세워졌고, 경찰은 확성기와 호루라기를 들고 “멈추지 말고 이동하세요”를 반복하며 통행을 유도했다. ‘보행 원활’ 전광판이 켜졌지만 곳곳에서 어깨가 부딪힐 만큼 붐볐다.

    거리 곳곳에선 활기가 돌았다. 가게 앞에서는 남성들이 싸이의 ‘예술이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웃었고, 조커·마녀·백설공주 등으로 분장한 시민들이 사진을 찍으며 이동했다. 오후 8시께 인파가 더 늘자 좁은 교차로에서는 걸음이 잠시 멈추기도 했다. 경찰은 “멈추지 말고 이동하세요”를 반복하며 통행을 유도했다.

    호주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제임스(48)씨는 “사람이 많아 좀 불안하긴 하지만 경찰이 계속 관리하고 있어서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대 일대는 이태원보다 더 붐볐다. 밤이 깊어질수록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오후 9시께 레드로드 일대 전광판에는 ‘매우 혼잡’ 문구와 함께 인파 10만여명(10만5000~11만명) 이라는 수치가 표시됐다. 거리에는 마녀·고양이·문어·체인소맨·가오나시 등 각양각색 복장을 한 시민들이 가득했다. 기타 연주와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시민들은 “해피 핼러윈”을 외치며 호응했다.

    거리에 인파가 몰리자 경찰은 “통행 활로 확보를 위해 멈추지 말고 이동해달라”고 방송했고, 곳곳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이어졌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새미(44·여)씨는 마녀 복장을 하고 쌍둥이 아들과 함께 거리로 나왔다. 그는 “이태원 참사 이후로 홍대 쪽에 사람이 몰리는 게 느껴진다”며 “응급 천막도 설치돼 있고 경찰이 곳곳에 있어 안심된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이지성(27)씨는 해골 분장을 하고 핼러윈 분위기를 즐겼다. 그는 “홍대는 애니메이션 분장까지 다양해서 재미있다”면서도 “이태원은 참사 이후로 가기 망설여진다. 추모 공간과 축제 분위기가 함께 있는 게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거리가 좁아 더 위험할 것 같아 홍대를 선택했다”고 했다.

    이런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추모는 이어졌다. 오후 5시께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는 시민들이 국화와 편지, 과자 등을 놓으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전광판 아래에는 국화 약 150여송이와 장미·안개꽃 등 꽃다발이 놓였고, 불닭볶음면·단호박·귤 등 음식도 함께 놓였다.

    전광판에는 “오래 잊지 않겠습니다”, “그곳에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등 메시지 수십 장이 붙었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는 양휘도(21)씨는 “고등학생 때 뉴스로만 봤는데 직접 와보니 마음이 무겁다”며 “앞으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핼러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를 ‘핼러윈 인파관리 특별대책기간’으로 운영하며 전국 33개 지역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이 기간 서울경찰청은 이태원과 홍대, 성수, 명동 등 인파 밀집지역 14곳에 경력 4900여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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