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해서웨이 3분기 실적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2012년 6월 5일 워싱턴에서 열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이코노믹 클럽 회장과 대화서 발언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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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올해 3분기(7~9월) 현금 보유량이 3817억달러(약 546조982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고치를 계속 새로 쓰고 있는 주식 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자사주 매입도 5개 분기 연속 미루며 방어적 기조를 유지했다.
1일(현지시간) 버크셔가 공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버크셔가 지난 9월 말 보유한 현금은 3817억달러로, 기존 최대였던 올해 1분기 3477억달러를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는 버크셔의 자산 내 유동자금 비중이 30%를 넘는다고 전했다.
버크셔는 3분기에도 주식 61억달러어치를 순매도하며 세후 순이익 82억달러를 실현했다. 버크셔는 12개 분기 연속으로 주식을 순매도한 것이다. 특히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의 비중은 2분기 24%에서 3분기 22.3%로 낮아졌다.
버크셔는 이번에도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2분기를 끝으로 5분기 연속 멈춘 상태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지만 버핏의 눈에는 살 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사주도 포함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드워드 존스의 짐 샤나한 애널리스트는 "버핏의 눈에는 지금 당장 큰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CFRA 리서치의 캐시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이들이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왜 (버크셔 주식을) 사야 하나?"라며 이번 실적 내용이 주주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 자체는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134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당기 순이익은 17% 늘어난 308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2% 증가에 그쳤다. 로이터통신은 이 매출 성장률은 미국 경제성장률(2분기 연율 3.8%)보다 낮다고 짚었다. 또 현금 보유액이 늘어났으나 단기금리 하락 여파로 순투자이익은 13% 줄어든 32억달러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보험·철도·에너지·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200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 경기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이번 분기 실적 개선은 주로 보험 부문 이익 회복 덕분으로 평가된다. 자연 재해 발생이 적어 보험 인수 부문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배 늘었다. 하지만 버크셔 자동차 보험사인 가이코(GEICO)의 세전 인수 이익은 13% 감소했다. 보험료 인상에도 최근 청구 건수가 소폭 증가했고 광고비 등을 포함한 인수 비용이 40% 늘어난 영향이다. 철도 부문 계열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 늘어난 14억달러를 기록했다. 곡물 수출이 소폭 늘어나면서 농산물·에너지 제품 운송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전력 자회사 퍼시픽 코프, 미드아메리칸, NV에너지 등 유틸리티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 줄어든 15억달러에 그쳤다.
95세 고령인 버핏 회장은 올해 말 버크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현재 비(非)보험 사업 운영을 맡고 있는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이 내년 1월부터 버핏 회장의 뒤를 이어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실적은 버핏 회장이 CEO 자리에 있는 동안 발표된 마지막 실적이다.
전통적 산업 비중이 큰 데다 투자 귀재로 불리는 버핏의 이탈은 버크셔의 수익 악화 우려로 이어진다. 버크셔 주가는 지난 5월 버핏이 사임 계획을 발표한 뒤 12%가량 하락했다.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 촉매제를 찾는 데 애쓰고 있다"고 평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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