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 야당 없이 선거 강행…하산 대통령 97% 압도적 득표
야당 "진정한 선거 아니다" 불복…시위 계속되며 대학 개학도 연기
대선 항의 시위대 진압하는 탄자니아 경찰 |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탄자니아에서 제1·2야당을 뺀 채 공정성 논란 속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현 대통령이 압도적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A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탄자니아 선거 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치뤄진 대선에서 유권자의 86.8%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하산 대통령이 총 97.6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하산 대통령은 당선증을 받기 위해 참석한 행사에서 "우리가 60년 넘게 쌓아온 것을 파괴하지 말고 통합해야 할 때"라며 정국을 안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은 제1야당인 차데마(CHADEMA)의 툰두 리수 대표가 지난 4월부터 반역 혐의로 투옥 중이고, 제2야당 ACT-와잘렌도의 루하가 음피나 후보는 후보 자격이 박탈되면서 선거 초반부터 반쪽짜리 대선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차데마 대표는 선거 관리위원회의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자 성명을 내고 "(대선) 결과는 근거가 없으며 진정한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다"며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탄자니아 유권자들은 불공정 선거에 항의하며 선거 당일부터 탄자니아 최대 도시인 다르에스살람을 중심으로 시위를 벌였으며 군경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 사태도 빚어졌다.
탄자니아 시위로 탄자니아 잔지바르 국제공항에 발묶인 승객들 |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시위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으며 탄자니아 전역으로 확산한 상태다.
AP 통신은 시위 확산으로 탄자니아 국내선 항공편이 모두 취소됐으며 일부 해외 여행객들은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지 않은 탓에 항공편 정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탄자니아 정부는 오는 3일로 예정된 대학 개학을 연기했다.
탄자니아 정부는 유혈 사태로 발생한 사상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엔인권사무소는 탄자니아에서 발생한 대선 항의 시위로 지난달 31일까지 10명이 사망했다는 신뢰할만한 보고가 있다며 탄자니아 군경에 과도한 무력 사용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하산 대통령은 지난 2021년 3월 존 마구풀리 대통령이 서거하자 당시 부통령으로서 대통령직을 자동 승계했다.
이번 대선 승리로 하산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뽑힌 탄자니아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됐으나 여당 탄자니아혁명당(CCM)의 집권 기간도 64년에서 69년으로 늘어나게 됐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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