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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세기의 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경제·무역 제재 완화 조치를 빠르게 이행하며 숨 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4월 방중 전까지 이 같은 기류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미·중 정상 간 무역합의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국은 합성마약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특정 화학물질의 북미 선적을 막고 다른 특정 화학물질의 전 세계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펜타닐은 미국이 대중 관세를 추가 부과하게 된 결정적 원인이자 명분으로 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펜타닐 단속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에 이른바 '펜타닐 관세' 20%를 부과했다. 지난달 30일 미·중정상회담에서 중국으로부터 펜타닐 단속에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미국은 해당 관세율을 10%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펜타닐 관세 전면 폐지 가능성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이번 펜타닐 문제 협상 결과에 대해 "중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것(중국 정부의 펜타닐 단속)을 확인하는 대로 나머지 관세 10%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해상·물류·조선업에 대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이후 시행한 보복 조치와 해운 기업에 부과한 제재를 철회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14일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도 중국의 해상·물류·조선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치를 오는 10일부터 1년간 중단할 방침이다. 백악관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일본과 협력을 계속하는 동안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과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도 유예했다. 중국은 미국의 최종 사용자와 그들의 전 세계 공급업자들을 위해 희토류·갈륨·게르마늄·안티몬·흑연 수출을 위한 포괄적인 허가를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포괄적 허가는 중국이 2025년 4월과 2022년 10월 시행한 수출통제를 사실상 철회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백악관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은 네덜란드 소재 중국 기업 자회사인 넥스페리아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도 완화하기로 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일 "네덜란드 정부는 기업 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해 전 세계 공급망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한 뒤 "중국은 기업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건에 부합하는 수출에 대해선 면제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말 미국 상무부는 우회로 차단을 위해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까지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 기업 윙테크의 네덜란드 자회사 넥스페리아에 대한 경영권을 박탈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의 수출을 금지하도록 했다.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 제품 수출을 다시 허용하기로 한 조치를 환영했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는 넥스페리아가 전 세계 차량용 범용 반도체의 40%를 생산하고 그 가운데 중국 공장 비중이 80%에 달해 상황이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 기업의 자회사를 겨냥한 수출통제 조치를 오는 10일부터 1년간 중단할 계획이다.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에 부과한 관세 중 일부 품목에는 오는 29일까지 예외를 허용했는데, 이 예외 기간의 시한도 내년 11월 10일까지로 연장했다. 또 중국은 미국산 닭고기·밀·대두 등 농산물에 대한 관세와 미국 기업에 대한 수출통제 등 비관세 조치를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은 올해 남은 2개월간 최소 1200만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고, 향후 3년간 매년 최소 2500만t의 대두를 구입할 예정이다. 실제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 다음날 미국산 대두 25만t을 추가 구매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로 활용한 일은 실수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희토류를 이용한 중국의 레버리지(협상 지렛대)는 12~24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양국이 향후 1년간 관세·무역 분야에서 휴전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균형점에 도달했다는 것에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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