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새 주가 12% 하락에도 매입 없어
투자자들 ‘미국 증시 고평가’ 신호로 해석
투자자들 ‘미국 증시 고평가’ 신호로 해석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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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최근 주가 부진에도 자사주를 전혀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쳤던 버크셔가 자사주를 사들이지 않자 현 주가 수준을 고점이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2일(현지 시각) 버크셔가 올해 들어 9월까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버크셔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도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
버크셔 주가는 버핏 회장 은퇴 계획 발표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버핏 회장이 올해 말 은퇴 계획을 전격 발표하자 최근 6개월간 주가가 약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약 2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3분기 말 기준 버크셔 현금 보유액은 3817억달러(약 546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버크셔는 현금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 후 소각만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가 하락세에 대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주가 부양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 의문을 샀다. 일각에서는 버크셔가 미국 증시가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신호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버핏 특유의 ‘가치투자 원칙’에 따른 신중한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버핏은 2018년 주주 서한을 통해 “자사주 매입은 버크셔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고, 매입 후에도 충분한 현금이 남을 경우에만 진행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이번 자사주 매입 중단은 버크셔 주가가 여전히 내재가치보다 충분히 저평가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거나, 향후 위기 대응을 위해 현금 비축이 더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UBS는 “버크셔는 보통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15% 이상 저평가될 경우 자사주를 사들인다”며 “최근 주가 하락에도 여전히 내재가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자사주 매입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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