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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단타보다 장투가 먹히는 요즘 증시... 키움증권, 리테일 점유율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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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증권이 증시 훈풍에 힘입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해 온 리테일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부문 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이뤄지는 치열한 경쟁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증시 랠리가 대형주가 주도하는 상황도 키움증권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 트레이딩 시스템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크고, 개인 투자자는 대형주보다 소형주,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 투자 비중이 높다.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단기 투자자에게 유리해 전체 이용자 중 이들의 비중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별도 기준)이 3598억원, 당기순이익이 2758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9%, 32% 증가한 규모다. 연결 기준으로는 지배순이익 3219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키움증권 이익이 증가한 것은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확대되고, 해외주식 평균 수수료율이 9.5bp(1bp=0.01%포인트)로 과거 수준을 회복하면서 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이 큰 폭 늘었다. 키움증권의 3분기 주식 수수료 수익은 1852억원으로, 전년 동기(1272억원)보다 45.6% 증가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9.7%, 2분기 29.4%에 이어 3분기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27%로 떨어졌다.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력 시장인 리테일 브로커리지 부문 경쟁력은 떨어진 셈이다.

    키움증권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거래 흐름이 이어지며 점유율이 낮아졌다”며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코스닥 거래 비중이 클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주식 투자 자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 동시에 코스닥시장 거래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25%)까지 떨어졌다. 증시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인 상황이지만, 키움증권은 이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신용융자 점유율도 하락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신용공여잔고는 4조2000억원 규모로, 지난 분기(3조8000억원)보다 늘었지만 신용융자 점유율은 직전 분기 17.1%에서 1.3%포인트 낮은 15.8%로 떨어졌다.

    신용공여 한도가 부족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용공여는 증권사별로 자기자본 100% 내에서 이뤄지는데, 키움증권의 신용공여 비중은 이미 내부에서 설정한 자기자본 한도에 근접한 상태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리테일 신용 수요가 크게 증가했지만, 추가 한도가 부족해 전체 시장이 커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공여가 한도에 도달하면서 추가적인 외형 성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RCPS 발행 이력으로 외부 자본 유입에 대한 부담이 있고, 주주환원 기조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자본정책의 유연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제도로, 증권사는 이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3월 신용융자 이자율을 0.2%포인트 인하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점유율은 향후 코스닥 시장이 반등하면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거래대금이 늘었음에도 해외주식 부문 또한 타사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했다.

    조은서 기자(j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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