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월드리버티 스테이블코인 ‘USD1’
자오장펑 바이낸스 창업자 투자
트럼프 대통령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장펑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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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이 사면한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장펑에 대해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제를 일으킨 인물과 거리를 두려고 한 발언일 수 있지만 말대로라면 사면 대상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사면권을 행사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CBS 시사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자금세탁 방지 규정 위반 등으로 미국 내 사업이 금지된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장펑을 사면한 이유를 질문받자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I don‘t know who he is)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마녀사냥이었다”며 “이 사람은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정말로 지독한 취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사람을 전혀 모른다”고 밝힌 뒤 “나는 그를 만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만났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오장펑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한 뒤 작년 4월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3년 6월 바이낸스와 자오장펑을 상대로 13건의 증권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별도로 미 법무부도 같은 해 11월 바이낸스와 자오장펑을 기소했으며, 당시 자오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고 벌금 43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징역형을 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그를 사면함으로써 그가 미국에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SEC는 지난 5월 바이낸스와 자오장펑에 대한 소송을 철회했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가상자산 업계와의 협력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가상자산 단속을 종료하는 상징적 의미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자오장펑을 기소할 당시 수사 당국은 그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중대한 해를 끼쳤고 전례 없는 규모로 미국 법률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사면한 것은 그가 트럼프 일가의 부(富)를 늘리는 데 기여한 일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바이낸스는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MGX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 투자는 전액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업체인 월드 리버티가 출시한 ‘USD1’이라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졌다. 월드 리버티는 지난해 9월 설립된 벤처로 수익의 75%를 트럼프 일가가 가져가는 구조다. 바이낸스는 자사가 관리하는 플랫폼 전반에서 USD1 거래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사면 후 자오장펑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의 사면과 공정성, 혁신, 정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지지해 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행사해 사면한 자오장펑에 대해 ‘누군지 모른다’고 말한 것은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소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전임자인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주변 인물 등을 사면했을 때 자동 서명기계(오토펜)를 이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비난한 바 있다.
대상자에 대한 대통령 본인의 신중한 검토 없이 사면권이 행사됐다고 비판한 것이었다. 자오장펑에 대해 ‘누군지 모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비판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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