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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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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험기]삼성 갤럭시XR, 방에서 로마 거리 여행 가능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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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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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이 눈앞 전체를 감싸고, 구글 지도 속 거리 풍경이 실제처럼 펼쳐진다. “장소로 안내해 줘”라고 말하자 인공지능(AI)이 해당 위치로 곧장 이동시킨다. 거리의 가게들이 입체적으로 나타나고, 고개를 돌릴 때마다 건물과 하늘이 시야에 맞춰 함께 움직인다. 눈앞에 있는 레스토랑을 손가락으로 클릭하니 대표 메뉴, 리뷰, 별점이 덧씌워진 듯 떠올랐다.

    삼성전자가 처음 선보인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를 3일간 사용해봤다. 이 기기는 안드로이드 앱 실행, 음성 기반 검색, 손·시선 인식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결합한 착용형 모바일 기기다. 유튜브, 구글 지도, 넷플릭스 등 자주 사용하는 앱을 XR 환경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콘텐츠 몰입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디스플레이·착용감·조작 체계는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였지만, XR 특화 콘텐츠 부족과 조작 정밀도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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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맵이 안내한 관광지. 화면에는 식당, 쇼핑몰 들이 올라와있다. 이를 클릭하면 관련 안내를 자세히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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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XR를 사용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건 구글 지도 앱이었다. 제미나이에 “관광지 추천해줘”라고 말하자, 로마 트레비 분수 인근 거리 풍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거리뷰와 함께 관광 명소 주변 식당, 기념품점, 쇼핑몰 아이콘이 나타났다. 이를 선택하면 상세 정보와 리뷰, 거리뷰가 나온다. 실제로 여행지를 방문해 주변을 둘러보는 '가상 투어'가 가능했다.

    “관광지 추천해줘”는 물론, “아이슬란드 굴포스로 데려가 줘” 같은 구체적인 명령도 제대로 수행했다. 말을 끝내는 순간 제미나이는 이머시브 뷰(Immersive View)를 통해 주변 거리 풍경이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장면이 연동돼 자연스러운 이동이 가능했다. 실제 여행을 준비하거나 예전에 다녀온 장소를 되새기기에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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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슬란드 유명 관광지 굴포스. 제미나이에게 안내를 부탁하니 굴포스 전망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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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슬란드 유명 관광지 굴포스. 제미나이에게 안내를 부탁하니 굴포스 전망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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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앱에 있는 VR 콘텐츠의 몰입도도 높았다. 영상을 재생하면 공간 전체가 해당 콘텐츠로 채워졌고, 나만의 영화관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반 사진을 변환한 3D 사진은 정밀도 면에서 공간 동영상만큼은 아니지만, 과거 여행지나 일상의 순간을 입체적으로 되새기기에는 충분했다. 기존 평면 디스플레이보다 시각적 몰입감이 높았고, 사진 감상 방식 자체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갤럭시 XR를 접하기 전에 우려했던 부분은 무게와 콘텐츠 접근성이었다. 아무리 콘텐츠가 다채로워도 사용이 불편하면 제대로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착용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무게는 545g에 달하지만, 기기 후면 다이얼을 통해 이마 쪽으로 하중이 분산되는 구조라 얼굴 앞면에 무게가 실리지 않았다. 경쟁 제품들은 광대를 강하게 압박해 눈이 과도하게 벌어지고 장시간 사용 시 눈 시림이나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갤럭시 XR는 쪼이는 느낌보다는 '잡아준다'는 인상이 강했다. 얼굴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고정돼 장시간 착용에도 큰 부담은 없었다. 실제로 약 1시간 콘텐츠를 감상하는 동안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콘텐츠 접근성은 다소 아쉬웠다. 유튜브, 넷플릭스, 구글 지도, 포토 등 주요 앱이 기본 탑재돼 있어 별도 설치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XR 전용 콘텐츠는 부족했다. 앱 대부분이 단순히 '큰 화면'으로 확장된 형태에 머물렀고, 공간 상호작용이나 몰입형 콘텐츠는 일부 앱에만 적용됐다. 하드웨어의 기본기가 탄탄한 만큼, 생태계만 갖춰진다면 향후 활용도는 지금보다 다양해질 수 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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