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도 핵잠 도입…‘마스가’ 협력 프로젝트로 부상
트럼프, 美 현지 ‘필리조선소’ 찍었지만…국내 조선소도 거론
참전 의지 밝힌 HD현대 “국책사업으로 가자”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Ⅲ Batch Ⅱ 1번함 장영실함(3600톤급).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방위사업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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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 첫 과제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부상하면서 한미 협력을 둘러싼 HD현대와 한화 간 신경전이 다시 불거졌다. 양사는 함정 수출, 미 해군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산업에 이어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서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 길 열린 ‘핵추진 잠수함’ 건조 어디서?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열고 핵추진 잠수함 건조 안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승인한 데 따른 후속 논의다.
핵추진 잠수함 논의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은 건조 ‘장소’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어느 조선사가 맡아 진행할지에 따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 핵심 파트너가 어디가 될지도 판가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필리조선소’ 지목했지만…국내 건조 가능성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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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들 중에선 잠수함 건조 이력이 있는 한화오션 혹은 HD현대중공업 참여가 유력하다. 또한 두 기업 모두 함정 분야를 통해 미국 진출을 공략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곳은 한화오션이다.
자국 조선업 인프라 재건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의중을 고려하면, 필리조선소에서 인프라 투자와 함께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동시에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화오션이 잠수함을 총 23척 수주한 ‘잠수함 명가’로 불리는만큼 역량 역시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 지침에도 불구하고 필리조선소가 아닌 다른 장소가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필리조선소는 잠수함 건조 실적이 없어, 핵잠수함을 건조하려면 인프라 투자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이 작업에만 몇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10년가량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인데 필리조선소에선 이 기간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핵잠 건조, 조선소 하나론 안돼” HD현대도 참전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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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내 조선소에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필리조선소가 아니더라도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가 가능하다. 여기에 HD현대도 참여 의지를 밝힌 상태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 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전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단일 조선소의 기술력과 인력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정부 차원의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핵잠수함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이뤄진다면, 한 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총괄해 여러 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한화에게 핵잠수함 사업 주도권을 주지 않고 HD현대도 가담하겠다는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7척의 잠수함 건조 이력이 있어 역량을 갖추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핵잠수함 건조는 한 기업이 단독으로 주도하기 어렵다는 게 HD현대 입장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핵잠수함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상당한 수준의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도 대부분 국책사업 형태로 추진되어 왔으며 건조뿐 아니라 운용 체계 구축과 기반 조성 등 복합적인 과제가 함께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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