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외환보유액 4288억2000만달러
5개월 연속 증가하며 세계 9위 탈환
시장선 10위권 사수 위기감 제기돼
주요국 대비 외환보유액 증가율 낮고
연 2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는 부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이 운용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한 달 전보다 늘었지만 대규모 대미 현금 투자가 본격화되면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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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홍태화 기자] 10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운용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70억달러 가깝게 늘어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도 반년여 만에 9위를 탈환했다. 다만 대규모 대미 현금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88억2000만달러로 9월 말보다 68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월(68억달러)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말 4046억달러로 약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6월부터 증가 전환해 지난달까지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운용수익이 증가했고 외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새롭게 발행했다”고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이 늘면서 세계 순위도 한 단계 올라갔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9월 말 기준 4220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 10위로 밀렸다가 이번에 다시 9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가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거세다. 주요국 대비 외환보유액 증가율이 낮은 상황에서 외환보유액 운용수익마저 대미 투자 자금으로 쓰이면 그마저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대비 1.5% 증가했다. 10위권 국가 중 홍콩(-0.6%)을 빼면 가장 증가율이 낮았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을 쓴 결과다.
같은 기간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4.3% 늘었고 독일의 경우 35.2% 증가하며 10위에서 8위로 순위가 두 계단 뛰었다. 러시아(17.1%)와 스위스(16.0%), 인도(10.1%), 일본(9.0%) 등도 증가폭이 컸다.
게다가 9월 현재 10위인 홍콩(4191억달러)과의 외환보유액 차이는 약 29억달러에 불과하다. 11위인 싱가포르(3931억달러)와의 격차도 약 290억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를 바짝 뒤쫓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대미 투자가 본격화되면 외환보유액 증가세는 더욱 둔화될 여지가 있다.
정부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로 하되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하기로 최근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여기서 연 200억달러는 보유 외화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통해 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외환보유액 중 유가증권과 예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 등 운용수익이 원금에 더해 쌓이지 않고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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