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펜타닐 관세 심판대에
IEEPA 법적 근거 여부 최종 판단
美대통령 권한 범위 관련 중요 선례로
올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표를 들고 상호관세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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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대법원의 심리는 “말 그대로 미국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정부가) 승리한다면 우리는 막대하면서도 공정한 재정 및 국가 안보를 확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오랫동안 이용해 온 다른 나라들로부터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 증시는 꾸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국이 지금보다 더 존경받은 적은 없다”면서 “이는 관세가 만들어낸 경제적 안보와 그 관세 덕분에 우리가 협상해 온 각종 협정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구두변론기일을 열고 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에 관한 사건을 심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의 대다수 품목에 국가별 차등 세율을 적용해 부과한 상호관세의 법적 근거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절차다. 트럼프 대통령은 IEEPA를 근거로 올해 4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펜타닐 불법 유통을 이유로 중국·멕시코 등에 부과한 관세, 특정 국가에 정치적인 사유로 부과한 징벌적 관세도 심판대에 오른다.
1심인 국제무역법원(USCIT)과 2심인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IEEPA가 ‘수입 규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만 이것이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까지 포함하지 않는다며 원고인 기업과 오리건주 등 12개 주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대법원 재판에 직접 출석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를 번복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백악관은 낙관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대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사건에서 대통령과 그의 팀이 제시한 법적 논거에 대해 100% 확신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관세를 사용할 비상 권한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를 대비해 “플랜B(대안)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레빗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최종 판결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IEEPA 대신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관세부과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할 때 활용하고 있으며,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는 무역상대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문제삼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또한 전날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 재판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 다른 권한들도 많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5일 대법원 심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법학자들은 이번 사건의 파급력이 경제적 영향을 넘어 미국 대통령 권한의 범위 자체를 가를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 범위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심리를 통해 트럼프 관세 정책의 적법성이 인정받는다면 미국의 대외 통상 압박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패소할 경우 당장 기존 관세가 철폐될 가능성은 낮으나 그의 경제 정책 핵심 수단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처럼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 다른 수단을 동원할 수 있지만 이는 안보 조사 등이 필요해 조치까지 최대 9개월이 걸릴 수 있다. IEEPA를 법적 근거로 삼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적이고 일방적으로 무역 상대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었다. 또한 관세가 무효가 될 경우 이미 거둬들인 관세의 환불 문제 등이 발생한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6대 3으로 보수 우위 구도다. 대법원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권 사용을 제한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만큼 상호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레딕트잇, 폴리마켓 등 베팅 사이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확률을 약 60%로 보고 있다.
최종 결정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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