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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취업과 일자리

    '쉬었음' 청년 역대 최대...원하는 일자리 없어 쉰 청년이 10명 중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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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이나 가사 등의 특별한 사유 없이 취업ㆍ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쉬었음’ 청년 10명 중 3명은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일을 쉬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앙일보

    5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5 대구·경북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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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비경제활동 및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62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9000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15세 이상 인구 중 구직ㆍ취업활동을 하지 않는 계층이다. 전체 15세 이상 인구 중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35.4%로 전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1999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늘어난 결과다.

    반면 학업, 가사 등 별다른 사유 없이 취업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6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3000명 늘었다. 8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쉬었음’ 인구는 60대가 95만1000명(36%)로 가장 많지만,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3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보다 1만9000명이 늘어난 32만8000명(12.4%)으로 집계됐다. 20대 ‘쉬었음’ 인구도 전년보다 3000명 줄었지만, 43만5000명(16.5%)으로 60대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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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데이터처가 이번 조사에서 ‘쉬었음’의 이유를 물었더니 청년층에서는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15~29세는 해당 응답을 택한 비중이 34.1%로 가장 많았고, 30대에는 27.3%로 ‘몸이 좋지 않아서(32%)’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15~29세에서 해당 응답을 택한 비중은 전년보다 3.4%포인트 늘었다. 15~29세에서는 ‘일자리(일거리)가 없어서’ 응답도 9.9%를 차지했다. 경력직 선호 현상 등으로 신규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데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 일자리 등은 더 제한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시장 경직성이 심한 한국에서는 대기업 같은 좋은 일자리를 첫 직장으로 구하는 지 여부가 평생 소득과 자산 형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 등을 통해 청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기업이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1년 안에 취업ㆍ창업을 희망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30만1000명(20.4%)으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취업 희망자 주요 고려사항은 근무여건(31.0%), 수입ㆍ임금수준(27.5%), 자신의 적성 및 전공(23.8%)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희망 월평균 임금은 200만∼300만원 미만(43.6%), 300만원 이상 (27.6%), 100만∼200만원 미만(21.7%) 순이었다.

    한편 올해 8월 기준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을 합친 비임금근로자는 655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0만3000명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를 받았던 2020년 8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체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0.5%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비중은 2013년 27.9%에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자영업자는 직원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와 직원들 둔 고용주 자영업자가 모두 감소했다. ‘나 홀로’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6만5000명 줄어든 424만1000명이었고, 고용주 자영업자는 5000명 줄어든 14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나홀로 자영업자들의 감소가 사업이 잘 돼 직원을 고용한 자영업자로 성장하기 보다는, 나홀로 운영을 하다 사업 부진 등으로 아예 폐업을 한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는 33만1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명이 줄었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숫자다. 사업을 시작한 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73.8%로 가장 많았다.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라는 응답도 17.9%로 전년보다 1.8%포인트 늘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2년 연속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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