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아시아 증시까지 줄줄이 재채기…'AI 거품론' 이번엔 달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마이클 버리 공매도에 'AI 거품 붕괴' 공포 확산,
    골드만·모간스탠리 "2년 내 증시 조정 대비해야"…
    AI기업 호실적 등 닷컴버블 때와 다르다 지적도,
    기술주 영향 큰 닛케이·가권지수 낙폭 줄여 마감

    머니투데이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 증시가 AI(인공지능) 거품론 공포에 크게 흔들렸다. AI 시장 선도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소식이 AI 거품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각국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졌다. 일각에선 AI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기 때문에 AI 거품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전날 뉴욕증시의 하락 흐름을 이어받아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50% 하락한 5만212.27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4% 넘게 빠지며 5만선이 붕괴하기도 했지만 오후엔 낙폭을 줄였다. 대만 자취안 지수도 오전보다 낙폭을 줄여 1.42% 떨어진 2만7717.06을 기록했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에 하락세를 보이다 상승 전환에 성공해 전일 대비 0.23% 오른 3969.25로 장을 마감했다.

    앞서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미국 셧다운(연방정부 폐쇄)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AI 거품 붕괴 우려에 모두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04% 급락했으며, AI 주도주로 꼽히는 팔란티어와 엔비디아가 각각 7.97%, 3.69% 빠졌다. 로이터는 "이번 하락은 인플레이션, 고금리, 미국 정부 셧다운, 관세 불확실성에도 계속 상승하던 증시가 '현실 점검'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2008년 미국 주택 시장 거품 진단과 주가 하락 예측을 했던 버리가 팔란티어, 엔비디아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AI 거품 붕괴가 곧 현실화할 거란 불안감이 기술주 매도로 이어졌다. 팔란티어는 전날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내놨지만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이 너무 높다는 평가도 받는다. 팔란티어 주가는 올해 150% 이상 급등했고,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00배를 웃돈다.

    머니투데이

    4일(현지시갼) 기준 최근 한 달 간 미국 뉴욕증시의 팔란티어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버리의 헤지펀드 '사이먼 에셋 매니지먼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를 통해 지난 3분기 팔란티어 주식 약 500만주, 엔비디아 주식 100만주에 대한 풋옵션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공시 시점 기준 평가액은 팔란티어는 9억1200만달러(약 1조3186억원), 엔비디아는 1억8700만달러(2703억원)다. 풋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로, 풋옵션 매수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얻는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앞으로 2년 내 주식시장 조정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데이비드 솔로몬 CEO(최고경영자)는 4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리더 투자 서밋에서 "앞으로 1~2년 사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10~20% 수준의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테드 픽 모간스탠리 CEO는 10~15%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거시경제적 충격 때문이 아니라면 주기적인 조정은 환영할 일로 시장이 건전하게 숨을 고르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월가에선 AI 투자 붐이 지속되면서 거품이 '닷컴 버블' 때보다 심각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하지만 닷컴 버블 때와 달리 AI 기업들의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어 AI 거품론 공포가 과장됐다는 분석도 있다. UBS는 "AI 기술은 이미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어 단순한 거품으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JP모간 역시 "AI 인프라 투자가 2026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조정이 오더라도 기술 생태계 전체를 흔들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