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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AI 거품론’ 글로벌 증시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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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에 제동이 걸렸다. 인공지능(AI) 거품론, 역대 최장 기간에 근접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등 미국발 악재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60만원 아래로 내려갔고, 삼성전자도 ‘10만전자’를 간신히 지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85% 내린 4004.4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장 중 한때 3867.81까지 급락하면서 거래소는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과 코스닥150선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현상이 1분 이상 지속할 때 시행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 4월 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2조518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2조5659억원, 790억원씩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는 전날 3대 뉴욕증시가 AI 빅테크 고평가 논란으로 일제히 하락하며 개장하자마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04%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17% 내렸다. AI 고평가 논란에 불을 지핀 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이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테드 픽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홍콩통화청 주최 행사에 참석해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 속에서도 미국 증시는 10~15% 정도의 조정(주가 하락)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 영향력이 큰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AI 기술주 중 하나인 팔란티어에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는 소식도 빅테크 주가에 부담을 줬다. 팔란티어 주가는 전일 7.94% 급락했다. 여기에 미 백악관이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 ‘블랙웰’의 중국 수출을 막을 거란 입장을 밝히면서 엔비디아 주가도 3.96% 하락했다. 잇단 악재에 테슬라(-5.15%)·AMD(-3.7%)·브로드컴(-2.81%) 등 빅테크 전반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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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중 3900선 깨진 코스피, 개미 2.6조 순매수에 4000선 턱걸이



    미국 정부 업무가 이날로 36일째 멈춰 서며 물가·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자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선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펴는 목소리가 커졌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한 것 역시 국내 증시엔 악재로 작용했다. 달러 대비 원화값은 주간거래 기준으로 전일 대비 11.5원 내린 1449.4원에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 이탈로 주간 종가 기준으로는 약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원화값이 하락하면 국내 주식 등 원화 자산 가치도 하락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 이날 한국 증시에선 외국인을 중심으로 반도체·조선·방산 업종 등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 삼성전자(-4.1%)·한화오션(-7.47%)·한화에어로스페이스(-5.94%) 등 통신·금융·바이오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대다수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2.66% 하락해 900선을 턱걸이(901.89)했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약세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2.5% 내린 50212.27에 장을 마쳤고, 홍콩 항셍과 대만 자취안 지수도 각각 0.07%, 1.42%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틀 연속 이어진 국내 증시 하락은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등 양호한 수출 전망을 고려하면 상장기업의 실적 전선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 폭이 컸던 반도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추가로 이어질 순 있지만, 본격적인 ‘셀(Sell) 코리아’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여전하다. 이달 국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말 기관투자가의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 시점이 다가온다는 점에서 다음 달 중순까지는 증시가 쉬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약 200일간 강세장이 이어진 뒤 단기적인 조정을 겪은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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