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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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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결국 구글에 항복…제미나이에 연 10억달러 지불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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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W] AI 패권전의 새 국면, 애플이 구글 고용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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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이 결국 구글의 두뇌를 빌린다.

    5일(현지시간) 외신 블룸버그와 나인투파이브맥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에 연간 약 10억달러, 우리 돈으로 1조3000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시리에 탑재하는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봄 출시될 차세대 시리는 애플이 자체 구축하던 AI 시스템 대신 구글의 1.2조(兆) 파라미터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기술의 문제를 비용으로 푼 셈이다.

    이번 계약은 ‘프로젝트 글렌우드(Project Glenwood)’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시리 개편을 총괄하는 인물은 비전 프로를 이끌었던 마이크 록웰 부사장이다. 애플은 오픈AI, 앤트로픽 등과도 협상을 벌였으나, 앤트로픽의 과도한 사용료와 불투명한 파트너십 구조를 이유로 구글을 택했다. 결정적인 요인은 성능이 아니라 가격이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구글의 모델은 애플이 현재 보유한 클라우드 기반 모델(1500억 파라미터)보다 여덟 배 큰 규모이며, 복잡한 문맥 이해와 멀티 스텝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애플은 제미나이를 시리의 ‘요약’과 ‘계획’ 기능, 즉 복잡한 명령을 분석하고 실행 순서를 설계하는 부분에 활용할 예정이다. 반면 단순한 질의응답이나 기기 내 연산 기능은 애플 자체 모델이 담당한다. 모든 데이터 처리는 애플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 서버에서 이루어지며, 제미나이는 이 내부 환경에서만 구동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계약이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선 상징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애플은 이미 검색 부문에서도 구글로부터 매년 약 200억달러를 받고 있다. 즉, 구글은 애플 기기에서 기본 검색엔진의 자리를 얻는 대신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애플이 구글에 AI 엔진 사용료를 되돌려주는 구조가 된 셈이다. 검색과 인공지능, 두 영역의 돈 흐름이 교차하는 동맹이다.

    한편, 애플은 단기적으로 구글의 기술을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독자 모델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1조 파라미터급 자체 모델을 훈련 중이며, 2026년 이후 완전한 자립형 인공지능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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