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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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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제나' 들끓다 … 집단 퇴사-스토리 훼손-AI 일러스트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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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물의 일부(이미지=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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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현 기자]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스마일게이트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가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다. 스토리와 게임성 비판이 일자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리 전면 재개편'을 선언하고 수정에 나섰지만 오히려 유저들의 비판은 확산하고 있다. 이와중 낙하산 인사 논란과 사내 괴롭힘, AI 이미지 차용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제2의 카카오 개편과 다름없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커뮤니티·유튜브 등지에서는 카제나를 비판·조롱하는 AI 영상 '카제나팝'이 확산 중이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김형석 총괄 PD는 지난 1일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작년 스튜디오 내 시나리오 팀 많은 분들이 퇴직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 이유는 제 지나친 개입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종 시나리오 마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급함을 가지고 제가 직접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고, 제작을 강행했던 것 또한 사실이며, 매우 무모한 결정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논란이 이는데 대한 선제 해명으로 보인다.

    실제 '카제나' 초기 세계관을 구축한 기존 메인 시나리오 작가는 퇴사한 후 넥슨게임즈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나리오 인력들의 이탈 경위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소속으로 표시된 계정에 카제나 스토리 조직 개편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회사 대표의 인맥을 통해 합류한 신임 시나리오 팀장과 관련 인력 4인이 기존 작가가 담당하던 시나리오를 완전히 뒤엎는 수준의 개편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자연스레 기존 메인 시나리오 작가가 오랜 기간 공들여 쓴 서사가 사실상 폐기될 상황에 놓이면서 양측 갈등이 심화됐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가 신임 팀장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면서 기존 메인 작가는 끝내 회사를 떠나 '더 좋은 서브컬처 게임사'로 이직했다고 했다. 또 "신임 팀장이 기존 스토리를 리뉴얼해 다시 제작한 스토리는 내부테스트 후, 부정반응이 너무 많이 나왔다"고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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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계정으로 업로드된 블라인드 게시물(이미지=블라인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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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게시물은 익명으로 게시됐으나, '카제나' 기존 메인 시나리오 작가가 이직했으며, '카제나' 총괄 PD가 라이브 방송에서 직접 본인의 주도의 리뉴얼 과정에서 스토리 작가 일부가 나가게 됐다고 밝히면서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또다른 폭로 게시물은 '카제나 내부 문건'이라고 주장하는 파일을 함께 업로드하며 유사한 정황을 전했다. '메인시나리오_PD.xlsx'라는 이름의 파일과 함께 업로드된 게시물에 따르면, '카제나' 총괄 PD는 어느 날을 기점으로 자신이 메인스토리를 밤새 작성했다며 기존 스토리를 전면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작성자는 PD가 대안으로 제시한 메인 시나리오는 '서브컬처에 대한 이해가 없고 조악한 것'으로 언급했다. 그럼에도 총괄 PD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기존 메인스토리와 비교해 점수가 훨씬 높았다"며 "스토리 리뉴얼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포스트가 입수한 '메인시나리오_PD.xlsx' 파일에선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스토리 및 설정, 원화 등 작성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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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시나리오_PD.xlsx' 파일에는 '카제나' 내부 시나리오 개편안으로 추정되는 미공개 아트, 시나리오 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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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시나리오_PD.xlsx' 파일에는 '카제나' 내부 시나리오 개편안으로 추정되는 미공개 아트, 시나리오 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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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제나' 논란의 또다른 축은 게임 내 콘텐츠로 적용된 캐릭터 일러스트의 AI 의혹이다. AI 생성 특유의 비정상적 형태 반복, 라이트 보정 흔적 등이 보이는 이미지 수십 개가 사용자들에게 발견됐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 9월 22일 카제나 정식 오픈 전 개발진은 공식 유튜브를 통해 AI 그림 의혹을 해명하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김형석 PD는 "시안 단계에서는 AI 컨셉을 사용했으나, 원화 작업 과정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캐릭터 제작 과정에서 AI를 참고하거나, 지원 도구로 조차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디지털포스트 취재 결과, 회사 측이 제시한 해명 영상의 '원본 리소스'에서도 비자연적 구조·형태 반복·노이즈 등 AI 기반 생성의 특징이 포착됐다. 심지어 "작업물 레이어를 공유하겠다"며 제시한 이미지에서도 부자연스러운 디테일 변경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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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2일 업로드된 '아트 리소스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영상에서 AI 그림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제시한 리소스 자료. 그러나 검끝을 감싸는 오른손의 형태가 계속 달라지고, '금속화 능력자'라는 설정과 상관없는 효과 연출도 눈에 띄어 AI 사용 흔적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미지=카제나 공식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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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어 공개 자료'에서도 부자연스러운 디테일 변경이 확인된다(이미지=카제나 공식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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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제나' 사용자들은 '퇴직자들의 흔적을 지우고 대체하기 위해 AI 그림을 사용한 게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다. 출시된 '카제나'의 게임 클라이언트 내에서 사람의 손으로 그린 원화 및 '스토리 리뉴얼' 전 설정을 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일러스트들이 다수 발견됐는데, 이 작업물들은 실제로 게임 내 화면에서는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기존 시나리오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캐릭터를 조롱거리로 전락시키고, 퇴사자의 원화를 학습시킨 뒤 이를 AI 그림으로 대체한 것이 사실이라면 창작자의 인격을 침해한 것"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AI 그림은 법적 문제로 번질 소지도 있다. 그간 카제나는 "방대한 아트워크 리소스를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일러스트, SD 캐릭터, 2D 애니메이션이 조화를 이룬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정해왔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변호사는 "예술품으로서의 미술 그림과 마찬가지로, 그림은 결과물 만큼이나 누가 그렸느냐가 상당히 그 가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AI 그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거짓·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한 행위로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디지털포스트는 여러 논란에 대해 스마일게이트의 입장을 물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카제나는 서브컬처 수집형 게임으로, 스토리와 일러스트 품질이 핵심 경쟁력에 해당한다. 그러나 출시와 동시에 스토리 원안 붕괴와 제작 인력 이탈 논란이 발생하며 콘텐츠 신뢰도가 흔들린 상황에서, AI 대체 의혹까지 겹치며 자칫 게임 자체가 '회생불가'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갖가지 잡음이 불거지면서 인기 순위에서 하락하고 일부에서는 환불을 요청하는 사태까지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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