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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광주 5·18묘지 찾은 장동혁, 거센 시민 반발에 겨우 묵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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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지역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제대로 참배하지 못한 채 잠깐 묵념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 장 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해 스러져간 5월 영령들 앞에 고개 숙이겠다”며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호남을 방문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39분쯤 경찰의 경비 속에 양향자 최고위원, 정희용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과 함께 묘지에 도착했다. 그러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던 광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장 대표 등을 둘러싸고 ‘5·18 정신 훼손하는 장동혁은 물러가라’ ·‘오월영령 능욕하는 내란공범 장동혁은 광주를 떠나라’ 등의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막아섰다. 이들은 “장동혁은 물러나라”, “내란 정당 해산하라”를 외치며 출입을 거세게 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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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자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막아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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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대표와 지도부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도착 5분이 지난 오후 1시 44분쯤 가까스로 민주의문을 넘었다. 하지만 방명록도 적지 못한 채 경찰 호위를 받으며 5·18민중항쟁추모탑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후 장 대표 등은 자신들을 쫓아온 시민들과 또다시 대치하면서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단체 관계자가 장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는 등 경찰과 단체 관계자, 당직자들이 뒤엉키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장 대표 등은 161m 거리를 인파를 헤치고 나가 겨우 추모탑에 도착했지만, 물러서지않는 인파 탓에 제단 왼편에서 잠시 묵념했다. 헌화·분향은 하지 못했다. 당초 장 대표는 이날 윤상원·박관현 열사 묘역도 찾으려 했으나 이 또한 무산됐다.

    장 대표가 묵념을 마치고 떠나는 도중에도 당직자들과 시민 단체 회원들 사이 몸싸움은 이어졌다. 장 대표 일행은 오후 1시 55분쯤 가까스로 버스에 탑승했다. 묘지 도착 19분 만이었다.

    앞서 광주 81개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통해 “5·18을 폄훼하고 내란을 옹호한 장동혁 대표는 사죄해야 한다”며 장 대표의 광주 방문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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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도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은 내란에 동조하고 반성이 없는 국민의힘이 민주묘지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한편 장 대표는 시민단체의 반대로 이날 참배가 약식으로 끝난 것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헌화·묵념으로 예를 갖추려 했지만 현장 상황 여의치 않아서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정성이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그동안 5.18 대해서 여러 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도 했고 강령에도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진정성을 갖고 저희들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매달 호남을 방문하겠다는 약속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호남에 진정성 있다는 것은 결국 호남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호남의 민생 문제·현안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광주 종합쇼핑몰 부지를 방문해 건설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또 광주AI데이터센터도 방문,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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