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울산남부소방서는 브리핑에서 "구조물 기둥, 지지대, 받침대 등을 자르는 작업을 하다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물의 60~70%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보일러 타워를 해체하려면 발파 작업을 해야 한다. 작업자들은 발파 전 구조물이 잘 무너질 수 있도록 사전에 구조물을 약화시키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건물이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목격자도 있어 45년 된 노후 시설 또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고 현장 근처에 있던 60대 A씨는 "큰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까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다"며 "원래 주변에 다른 타워들과 똑같이 세워져 있었는데 먼지가 솟아오르며 넘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철제 구조물을 자르는 용단 작업 중 폭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단 작업 중에는 1600도 이상의 뜨거운 불티가 발생한다. 불티는 10m 넘게 튀어오르기 때문에 주변에 인화물질이 있으면 화재·폭발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안전 관리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재 확인하기 어렵다"며 "현재 매몰된 작업자를 구조하기 위해 구조대원들이 땅을 파고 무너진 구조물 안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울산화력발전소 기력 보일러 5호기는 1980년 준공돼 40여 년간 중유를 연료로 1200㎿의 전력을 생산했다. 최근 해체가 확정돼 HJ중공업이 공사를 맡아 지난 10월부터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 사고자 9명 모두 발파 업체 소속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적극 추진해 철저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이날 오후 공동본부장 체계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밤 9시부터 현장 관계 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구조 상황과 수습 대책을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500t과 700t급 대형 크레인을 사고 현장에 투입하는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밤새 매몰자 구조작업을 벌였다.
[울산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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