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내에서 가을의 정취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여행객들이 아쉬움을 채울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바로 11월에 본격적인 절정을 맞이하는 일본 단풍이 그 답이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지형 덕분에 10월부터 12월 초까지 지역별로 서로 다른 단풍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지금이야말로 선선하고 여유로운 가을 여행을 완성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점이다. 일본 고유의 전통과 계절의 깊이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숙소를 소개한다.
문화재를 그대로 간직한 공간에서 차분히 즐기는 단풍, 카이 가가
사진= 호시노 리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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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와현 야마시로 온천 마을 중심에 위치한 호시노 리조트 카이 가가는 1300년의 역사를 지닌 온천 지역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가가 지역의 전통문화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카이 가가의 모든 시설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콘셉트로 400년간 명맥을 이어온 유서 깊은 료칸 ‘시로가네야’의 정신을 계승해 고유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 객실 곳곳에 배치한 구타니 도자기, 가가 유젠 직물 등 지역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전통 공예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미학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다.
카이 가가의 전통 건축물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은 사색적이고 평온한 가을의 시간을 선사한다. 특히 일본 유형문화재로 등록된 다실 ‘시안’에서는 창문 너머로 따뜻한 색감으로 물든 안뜰 정원을 감상하며, 구타니 도자기를 활용한 다도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숙소 인근에는 일본 3대 명원으로 꼽히는 겐로쿠엔과 절경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시라야마 시라카와고 화이드 로드 등 단풍 명소도 인접해 있다. 정원에서부터 주변 명소까지, 단풍으로 물든 풍경이 이어져 가을 여행의 여운을 한층 깊게 만든다.
물길을 따라 여유롭게 감상하는 단풍, 호시노야 교토
사진= 호시노 리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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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아라시야마 강변에 위치한 호시노야 교토는 헤이안 시대 귀족들이 계절의 풍경을 즐기던 별장지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예로부터 시인과 예술가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준 아라시야마의 풍경은 11월 중순이 되면 강변을 따라 타오르듯 단풍이 붉게 물들고, 다채로운 색감이 강물에 비쳐 일렁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호시노야 교토에서는 이 절경을 가장 호화롭고 특별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 교토의 가을 필수 명소로 꼽히는 아라시야마 토게츠교를 뒤로 하고, 전용 보트 ‘히스이’를 타고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웅장한 단풍 절경을 감상하는 여정이 시작된다.
강물을 따라 천천히 나아가면, 양쪽으로 펼쳐진 오쿠 아라시야마 협곡의 절경을 더욱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육지에서 감상하는 단풍과는 또 다른 각도로 계절을 드러낸다. 바람에 흔들리는 붉은 잎과 수면 위로 떨어진 낙엽, 그리고 배의 속도에 맞춰 느긋하게 흘러가는 풍경은 교토 특유의 운치를 극대화한다.
호시노야 교토는 100여 년 전 메이지 시대 료칸을 개조하되 전통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냈다. 객실 문이나 기둥 등 목재에 생명을 불어넣는 교토 장인들의 세밀한 복원 작업으로 건축적 가치 또한 인정받고 있다.
시설 내부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400년 된 단풍나무 아래 조성된 정원에서는 계절의 색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고, 강 위에 떠다니듯이 개방감 있게 만들어진 야외 다실에서는 단풍을 형상화한 화과자와 말차를 맛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온천에 몸을 맡긴 채 오롯이 즐기는 가을의 정취, 카이 하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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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나가와현 하코네는 도쿄에서 약 두 시간 떨어진 지역으로, 후지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온천 휴양지로 유명하다. 산과 계곡이 이어지는 지형으로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단풍으로 물든 가을 풍경이 가장 인상 깊은 풍경을 선사한다.
그 중심에 위치한 호시노 리조트 카이 하코네는 지난 8월 리뉴얼 오픈을 통해 풍부한 자연과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숙소로 새롭게 단장했다. 에도 시대에 하코네 고개로 이어졌던 옛길을 따라 자리한 이곳은 예로부터 여정의 피로를 풀던 온천 마을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카이 하코네의 대표적인 매력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자연과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반 노천탕이다. 1200년 역사를 지닌 하코네 유모토 온천수를 사용하며, 실내와 야외의 경계를 허문 듯한 개방적인 구조로 편백나무 욕조에 몸을 담근 채로 눈앞의 유자카 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햇살에 따라 풍경의 색감이 미묘하게 달라져,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맡기고 변화하는 풍경을 바라보는 경험은 생생한 감동을 준다. 시간대에 따라 아침에는 물안개와 함께 피어 오르고, 저녁에는 석양빛에 물든 강가의 붉은 빛이 눈앞에 펼쳐져 같은 장소에서도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리뉴얼 이후 전 객실은 하코네의 지역 문화를 반영한 시그니처 룸으로 구성했다. 객실 곳곳에는 과거 하코네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에도 시대 여행자들의 여정을 모티브로 한 짚신, 등불, 삿갓 등을 배치했다.
또 19세기 중반 외국인에게 온천 휴양지로 사랑 받아 서양 요리를 도입했던 하코네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받아, 서양 식재료를 일본식으로 조리한 전골 가이세키 요리도 선보인다.
이승현 호시노 리조트 글로벌 마케팅 유닛 한국시장 담당자는 “이번에 소개하는 시설들은 상대적으로 찾아가기 쉽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을 지향하는 호시노 리조트의 철학이 오롯이 담긴 곳들”이라며 “문화, 온천, 자연이 조화를 이룬 특별한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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