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앞 에너지시설 집중 공습…젤렌스키 "러 에너지 제재 강화해야"
공습으로 부서진 드니프로 건물 |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등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원자력 발전소 2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를 겨냥했고, 7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AFP·A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러시아가 또 흐멜니츠키와 리브네 지역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들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은 우연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타격"이라며 "러시아는 유럽의 핵 안전을 의도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시비하 장관은 "러시아 공습이 또다시 사람들의 일상을 겨냥했다"며 "그들은 지역사회로부터 전력과 물, 난방을 빼앗았고 중요 기반 시설을 파괴했으며 철도망을 부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가 간밤에 쏜 드론은 458대, 미사일은 45발이다. 그중 드론 406대와 미사일 9발이 무력화됐다.
동부 드니프로에서는 드론 공습에 9층 건물이 부서지면서 3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구조 당국은 부상자에는 어린이 2명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이 공습으로 정전이 발생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도심 |
밤새 이어진 공습에 우크라이나 발전소 곳곳의 전기 생산이 중단되고 각지에서 전력 공급이 끊겼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업체 센트레네르고는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전력 생산을 중단했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센트레네르고는 키이우와 하르키우 지역에서 트리필스카 화력 발전소와 즈미우스카 화력 발전소를 각각 운영한다. 트리필스카 발전소는 키이우 지역 최대 규모 발전소로, 지난해 4월에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 크게 파손됐다가 복구됐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 업체 DTEK도 텔레그램에서 위치를 특정하지 않은 화력 발전소 한 곳의 설비가 파손됐다고 말했다.
북쪽의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 공습으로 에너지 기업 직원 1명이 사망했다고 지역 당국자가 전했다. 또한 비상 정전이 발생하고 수도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는 전날 밤 드론 공격을 받아 에너지 기반 시설이 파손됐으며, 크레멘추크에서는 전력과 수도가 끊겼다고 지역 당국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군·산업 복합 기업 단지와 우크라이나군 작전을 지원하는 에너지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7일 밤 러시아 공습을 받은 하르키우 건물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겨울 앞 일반인들을 해치려는 에너지 기반 시설 공습에는 러시아 에너지를 겨냥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러시아의 원자력 부문은 제재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석유와 가스 무역에도 더 큰 압박이 필요하다"며 "미국, 유럽, 주요 7개국(G7)의 관련 결정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4번째 겨울을 맞이한 가운데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을 앞둔 시기에 전력망 공격을 지속해 왔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전문가 올렉산드르 하르첸코는 최근 미디어 브리핑에서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일 때 키이우의 열병합 발전소가 나흘 이상 가동이 중단되면 기술적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도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세를 늘려 왔다. 지난 7일 저녁 러시아 남부 볼고라드주에서 에너지 기반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이 지역이 단전됐다고 안드레이 보차로프 주지사가 전했다.
cherora@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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