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서울 역삼동 유니티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송민석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기술 기업을 넘어 창작 생태계를 키워가는 플랫폼으로서의 유니티를 강조하며 이번 지스타가 그 철학을 현실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유니티는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5의 BTC(기업 대 소비자)관에서 세계일주 테마의 '유니티 인디 쇼케이스 존'을 통해 총 33개의 인디 타이틀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해외 게임이 23종, 국내 게임이 10종이다.
송 대표는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기회가 주어지자마자 우리가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이용자와 개발자들에게 글로벌 인디 생태계에서 주목받는 게임들을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디 쇼케이스의 핵심은 창의성이다. 송 대표는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게임을 중심으로 선별했다"며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실적이고 예쁜 그래픽을 경쟁력으로 보기 어려워졌고 게임의 본질인 창의성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 게임으로는 유니티가 진행하는 글로벌 시상식 '제17회 유니티 어워즈' 후보작 다수가 참여한다. 국내 인디게임 팬들에게 유명한 팀 타파스의 로그라이크(사망 시 능력치를 상실하는 구조) 액션 게임 '마녀의 정원'을 비롯해 핸디커뮤니케이션즈의 '마법의 잉크', 릴라소프트의 '바이브 펀치', 투톤 스튜디오의 '슈팅걸스' 등 10개 작품이 현장에서 소개된다.
국내외 개발자 중 일부 부스는 한국을 찾아 현장에서 이용자들과 소통한다. 나아가 유니티는 오는 13일 지스타 개막일에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는 '유니티 도토리 포차'를 운영해 국내외 창작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이처럼 유니티가 지스타에서 국내 인디 개발자를 위한 무대를 마련한 배경에는 송 대표의 철학이 저변에 있다. 그가 유니티코리아를 이끌기 시작한 시점은 런타임 요금제 논란 직후인 지난 2024년이다. 송 대표는 "당시 가장 큰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었다"며 "주요 고객들과 직접 만나며 신뢰를 회복하려 노력했다"고 취임 초기를 회상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 유니티 엔진 기반 게임 개발도 활발하다.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 넷마블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등이 만듦새를 인정받는 동시에 흥행에도 성공했다. 올해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도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됐다.
이같은 신뢰 회복과 생태계 구축을 이끈 원동력은 송 대표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개발자 출신 대표로서 그의 리더십은 '콘텍스트(맥락)'를 중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송 대표는 "업계 전문 용어나 약어를 사용하면 지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용자가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이 끊기게 된다"며 "이용자의 언어로 이야기하며 맥락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리더십은 과거 경험에서 비롯됐다. 특히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지금의 리더십을 있게 한 교훈을 얻었다. 송 대표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자세히 들어보면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단순히 대화를 텍스트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콘텍스트를 들여다 보는 것이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교훈을 밑거름 삼아 송 대표는 엔지니어들의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제안되고 실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신규 기능이 나오면 직접 살펴보고 기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파악한다"며 "이해한 내용을 기술자들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고 국내 개발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효과와 혜택을 전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은 본사 내에서 한국 지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송 대표는 "한국은 세계 4위 게임 시장이고, 모바일 게임 부문은 3위"라며 "무엇보다 한국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도전하려는 열망이 크다는 점에서 본사에서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개발자들의 열의는 유니티 내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유니티 에디터의 신규 기능 베타 활용률에서 한국은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다. 송 대표는 "한국 개발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과 실행력이 뛰어나다"며 "최근 본사에서도 한국 커뮤니티 의견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커뮤니티 지원의 배경에는 유니티 만의 탄탄한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송 대표는 유니티의 경쟁력으로 플랫폼 확장성과 생태계를 꼽았다. 그는 "유니티는 모바일, 콘솔, XR 등 25개 이상의 플랫폼을 지원하고 한 번 제작한 콘텐츠를 여러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상위 모바일 게임 1000개 중 70%가 유니티 엔진 기반이고 유니티 앱은 매달 30억건 이상 다운로드된다"고 소개했다.
유니티는 개발 이후까지 지원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을 운영한다. 아이언소스, 탭조이, 슈퍼소닉 등 광고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 수익화와 퍼블리싱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송 대표는 "게임 엔진을 넘어 흥행을 위한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유니티는 엔진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을 넘어 자동차, 제조, 건설, 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HD현대인프라코어가 건설업계 최초로 건설장비 고장 위치를 3D 모델링으로 보여주는 AR 가이던스를 구축했고, 현대자동차는 디지털 가상 공장 '메타 팩토리'를 유니티 기반으로 개발했다.
송 대표는 "자동차, 제조, 건설 등 산업 분야에서 유니티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캐드(CAD) 데이터를 실시간 3D로 변환하는 유니티 에셋 트랜스포머, 클라우드 기반 에셋 관리 솔루션인 유니티 에셋 매니저 등 산업용 도구를 통해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와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티는 'K-디지털 트레이닝' 등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4~6개월 과정의 유니티 기반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천안시와 협력해 지역 산업과 연계한 산학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송 대표는 "학생들에게 유니티 교육 기회뿐 아니라 실제 산업 적용 사례, 현장 체험,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산학협력 모델"이라며 "천안시가 자생할 수 있는 산업을 만들어 미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게임 시장이 녹록치 않지만 창작은 여전히 특별하다"며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준다면 게임 개발은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와 기술의 변화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용기와 실험정신이 중요하다"며 "유니티는 창작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인디 게임들이 보다 넓은 무대로 나아가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