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추가상승 우려]
4년 연속 보험료 인하에 적자늪
손보사, 내년 공임 0.7%↑ 제시
정비업계 6.6% 인상 강력 주장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와 정비업계는 지난 7일 열린 제35차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협의회)에서 내년도 시간당 공임을 두고 네 번째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을 근거로 0.7% 인상을 제시했지만 정비업계는 6.6% 인상을 요구하며 입장 차만 확인했다. 지난 9월 기준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누적 평균 85.4%로, 이미 손익분기점 82%를 넘어섰다.
정비업계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시간당 공임은 2023년 2.4%, 지난해 3.5%, 올해 2.7% 인상했지만 정비업계는 최근 3년간 임금 인상률과 물가 상승분까지 이번 협상에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 등 비내연기관 차량 확산으로 정비 수요가 감소한 만큼 매출 감소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했다.
반면 손보업계는 4년 연속 보험료 인하와 함께 품질인증부품(대체부품) 제도 도입 축소, 경상환자 과잉 진료 증가, 생계형 보험사기 증가 등 보험금 확대를 근거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15년(2010~2024년)간 누적된 적자만 7조 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만 5000억~6000억원의 추가 적자를 예상한다.
협의회가 정비 원가 실태를 반영하기 위한 연구 용역에 착수하면서 시간당 공임 인상 폭을 확대하는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가 악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연구 용역 당시 2016년 기준의 인건비, 전기료, 기름값, 원자재가격, 임대료 등을 반영했다”며 “지난 9년간 대부분 오름세를 보인 만큼 앞으로 시간당 공임이 적정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준작업시간 연구용역도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에 시달리는 손보업계와 인력난을 호소하는 정비업계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추가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손보업계는 기술 발전으로 일부 작업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비업계는 실제 정비 소요시간이 표준작업시간보다 짧게 책정돼 있다고 주장한다.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기류도 감지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구 용역 수행기관인 손보업계와 정비업계 간 이견 발생 시 조율하는 절차가 모호하고 자문위원단의 역할과 권한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며 “협의회 의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자문위원단은 중립적인 자문과 조정 기능을 담당하고 이견 조정은 연구 수행기관 간 실무협의와 자문위원단 조정, 협의회 결정 순서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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