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모든 에너지 무죄 입증에 사용할 것"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파리 라상테 교도소에서 석방돼 귀가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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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국가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거액의 불법 선거자금을 받아챙겼다는 혐의로 기소된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구속 20일 만에 석방됐다.
프랑스24 등 매체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파리에 위치한 라상테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앞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혐의가 중대하다는 이유로 실형 판결 후 구속됐으나 상급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석방을 결정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모든 에너지를 무죄를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자신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한 판결에 상소할 것이라고 SNS를 통해 밝혔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1988년 스코틀랜드 항공기 폭탄 테러, 1989년 니제르 항공기 폭탄 테러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리비아와 카다피를 돕겠다는 약속을 하고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니제르 항공기 폭탄 테러 사건에서는 프랑스인 54명이 목숨을 잃었고 카다피 정권은 테러 관련자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절했다. 이 사건 유족들은 재판에 나와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느꼈으며 그를 경멸한다고 증언했다.
현지 검찰 조사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2년 전인 2005년 측근들을 통해 당시 리비아 군사정보국장 압둘라 알 세누시와 접촉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측근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리비아의 입지를 넓히도록 돕겠다는 약속을 하고 은행 계좌번호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카다피 정권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폐기와 테러 사건 배상을 대가로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듯했으나 2011년 민주화 운동 이후 내전이 시작되면서 종말을 맞았다. 시민을 유혈 진압하던 카다피는 그해 10월 시민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2년 후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불법 선거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사르코지 측근과 카다피 정권 사이에 다리를 놨던 레바논 무기상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후에도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수수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법원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불법 자금 수수에 공모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지난달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프랑스에서 정부 수반을 지낸 인물이 구속된 것은 1945년 반역죄로 구속됐던 독일 나치 협력자 필리프 페탱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한 프랑스 매체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수감 중 배급받는 음식에 타액 등 불순물이 섞여있을 것을 우려해 요거트만 섭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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