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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 기대심리에 부동산 56% 더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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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과도한 집값 상승 기대의 시장 영향 분석
    금리인하 시 '합리적 기대' 대비 집값 더 오르게
    "일관성 있는 주택 정책이 왜곡된 전망 해소"


    한국일보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에 물건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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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주택가격이 하락 국면을 맞아도 흔들리지 않는 이 믿음이 주택가격을 50% 넘게 더 끌어올린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10일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동태확률일반균형)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부동산 시장이 '합리적 기대'에서 벗어난 상태"라고 진단했다. 제 성장률과 물가 추이, 금리 수준, 주택 정책 등 실질 경기 상황을 바탕으로 한 판단보다 막연한 기대 심리에 기댄 주택 수요가 주를 이룬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간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주택가격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 하락세에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는 상당 기간 유지됐다.

    이번 보고서는 이런 현상을 '진단적 기대'로 설명했다. 경제 주체들이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한 뉴스 정보나 기억을 선택적으로 회상해 경제 여건 변화와 무관하게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편향된 기대를 형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반영한 모형 연구 결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합리적 기대'와 비교해 8분기(2년) 뒤 주택가격이 56% 더 높게 상승하는 반면, 국내총생산(GDP), 투자, 소비는 각각 8%, 9%, 10% 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과도한 집값 상승 기대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으면, 통화정책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는 떨어지고 집값만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주택 시장에서 과도한 낙관이나 비관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소통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진운 한은 경제모형실 조사역은 "경제 주체들이 과도하게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형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주택시장 관련 대책들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완화 시에는 거시 건전성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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