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청년취업사관학교 2.0 추진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년 6·3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투력을 집중하고 있다. 명태균 게이트와 한강 버스에 이어 종묘 개발까지 공세에 고삐를 죄고 있다.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 앞에 초고층 빌딩을 세우겠다고 한다”며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종묘가 오 시장의 무원칙 난개발로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해제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엔 전 의원을 비롯해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서영교·박홍근·박주민·김영배 의원 등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위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세계문화유산 '종묘' 가치 보존을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세운4구역 일대 건물 높이 제한 완화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 의원이 겨냥한 건 지난달 30일 서울시가 고시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이다.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건물의 최고 높이가 당초 종로변 55m·청계천변 71.9m에서 종로변 101m·청계천변 145m로 변경된 게 고시 내용의 핵심이다. 오 시장은 “남산부터 종묘까지의 녹지 축이 생기는 게 핵심이고, 종묘에서 멀어질수록 아주 낮은 건물부터 높은 건물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날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도 종묘 논쟁으로 점철됐다. 민주당 이기헌 위원은 “(오 시장의) 5선 도전에 정치적 희생양으로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조계원 의원도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향해 “청장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사수하려면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이같은 공세가 오히려 ‘오세훈 키우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민주당 중진은 통화에서 “우리 입으로 ‘오 시장은 어차피 명태균 게이트로 날아갈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느냐”며 “그런데 왜 자꾸 기자회견 같은 것을 해 몸값을 키워주느냐”고 했다. 여권 관계자도 중앙일보에 “민주당이 오세훈을 공격할수록 오세훈 대세론을 만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1위를 점하고 있다.
오 시장의 대항마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들 간 주목도 싸움의 결과란 해석도 나온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서울시장은 인물의 서사 싸움인데 각 후보의 경쟁력 부각보다 오세훈 공략에 치우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때 “급해지면 김민석 총리, 강훈식 비서실장 차출로 귀결될 것”이라던 당내 기류는 최근 미세하게 방향을 트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 핵심은 “김 총리만 해도 서울시장에 쓰기에는 아깝다라는 기류가 있다”며 “또한 대통령실에서 차출했다가 지면 타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일이 훌륭하다”(11일 CBS 라디오)고 평가한 민주당 소속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블루칩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나한·이찬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