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에서 알루미늄 현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한 데다 세계적인 공급난이 겹치면서 실제 거래 가격이 급등했다. 산업 보호를 내세운 관세 정책이 도리어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한편 제조업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거래되는 알루미늄 현물 프리미엄은 t당 194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기준 가격인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시세는 t당 2850달러 수준으로, 미국의 실제 거래 가격은 약 4790달러로 이 두 수치를 합한 수준에 이르렀다. 연초 대비 70% 이상 올랐다.
가격 급등의 직접적 배경은 미국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올리며 “국내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수입하는 알루미늄의 약 70%를 차지하는 캐나다산에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공급 차질이 심화됐다.
올 10월 미국과 캐나다 간 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 내 재고는 빠르게 줄었고, 조달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 시장조사업체 하버알루미늄은 “관세가 단기 조치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프리미엄 상승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 = 연합뉴스] |
글로벌 공급난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연간 알루미늄 생산을 4500만t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주요 제련소들도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감산에 들어갔다. 중국의 정제 알루미늄 순수출은 2~3년 전 연 190만t에서 현재 약 90만t으로 축소돼, 연간 100만t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세계적으로 약 200만t의 공급이 사라지면서 올해 알루미늄시장은 180만t 규모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구리 등 다른 산업용 금속으로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은 t당 1만796달러까지 올라 약 5개월 만에 다시 1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 정부 셧다운 종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난 데다, 트레이더들이 내년 미국의 구리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행 선적 물량을 미리 확보하면서 추가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세가 일자리를 지키기보다 비용을 높이고 생산 기반을 약화시켜 보호하려던 산업과 근로자들에게 도리어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