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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물가와 GDP

    한은 "부실기업 퇴출 지연이 GDP 성장 제약…선별적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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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한국은행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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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 둔화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투자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기업의 퇴출과 신규 진입이 원활하지 않아 정화 기능이 약화됐고 이로 인해 투자와 GDP(국내총생산) 성장이 제약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기업들의 퇴출과 진입을 통해 정화 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금융지원은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혁신적인 초기 기업에 선별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경제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9년 중 퇴출 고위험 기업은 전체 표본의 3.8%에 해당됐다. 반면 실제 퇴출된 기업은 2%로 고위험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퇴출 고위험기업은 투기등급 회사채의 1년 내 부도확률을 기준으로 삼아 그보다 퇴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분류했다. 이들 기업은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모두 취약했지만 대출 만기 연장과 유동성 지원으로 시장에 잔류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만약 고위험기업이 제때 퇴출되고 정상기업으로 대체됐다면 해당 기간 국내 투자가 3.3%, GDP가 0.5%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팬데믹 이후인 2022~2024년의 경우 퇴출 고위험기업 비중(3.8%)은 이전 시기와 유사했다. 하지만 실제 퇴출기업 비중은 0.4%로 더 낮아졌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대체됐다면 투자는 2.8%, GDP는 0.4% 증가했을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 기업 투자의 이력현상은 소수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에서 나타났다. 이력현상은 일시적 충격이 경제변수의 장기 경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위기 때 한계기업 퇴출이 지연돼 정화효과가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부유신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는 기업 수익성 악화에 따른 투자 부진에서 비롯됐지만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정화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으면서 투자의 이력현상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원활한 시장 진입과 퇴출을 통해 경제 혁신성과 역동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혁신적인 초기 기업 등에 선별적 금융지원을 운용해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별기업보다는 산업 생태계 보호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규제를 완화해 신산업 투자를 촉진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수요를 창출해 우리 경제 미래 동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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